30여년 전 영국의 철학자 화이트 헤드는 “박식하기만한 사람은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만든 가장 쓸모없고 귀찮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제 많이 안다는 것은 컴퓨터의 몫이 되었고, 사람은 컴퓨터를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이 정보를 종합하고 활용해서 새롭고 생산적인 정보를 다시 만들어 내는 창조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정보화는 이제 필요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되었다. 이렇게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정보화 시대에 몇가지 국가생존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고 본다.
첫째, 정보화 사회로 가기위해 구축되고 있는 정보시스템 산업의 국내 자족 능력이다. 현재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는 시스템의 대부분은 수입의존도가 높다. 국가 정보화사업에 따라 국내 시스템산업도 공존하며 발전해야 하는데 많은 부분의 정보화 시스템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일부 국내장비조차도 부품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정보화 욕구와 함께 시스템산업 부품산업 등의 균형있는 발전이 국가적으로 고려돼야 된다.
둘째, 우리가 세계에 보여줄 정보구축이다. 정보망을 통해 많은 것들을 국경을 초월해 얻고있지만, 정보망을 통해 우리의 것을 다른 세계에 소개할 내용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 보아야겠다. 우리가 보여줄 것보다 얻어 오는 것이 더 많이 있다면 미래에 국가생존 자생력이 얼마나 남아있게 될까 걱정이 앞선다. 정보화 구축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정보수단을 통해 우리의 것을 세계를 향해 전해줄 내용 사업에 전력을 기울여야 된다.
셋째, 정보화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정보화를 이용한 다음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인류는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지금은 정보화 사회로 가고있고, 정보화의 꿈인 가상사회가 구축되고 있다. 그러나 미래학자들은 가상시대는 매우 비인간적이라서 생명력이 짧게 유지되고 미래에는 문화의 시대가 전개될것을 예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것들을 지키고 계승 발전시켜 우리의 문화를 정보망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릴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사업에도 많은 관심이 있어야겠다.
위에서 지적한 문제에 대한 심각한 인식과 구체적인 방안의 준비없이 정보화의 빛만 보고 가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국가의 자주성·주체성은 없어지고, 국가 산업도 문화도 민족정신도 국제미아가 되어 버리는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질 것이다.
/김재평.대림대학 전자정보통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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