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송두율교수의 귀국을 에워싸고

독일국적의 송교수가 귀국한다고 하니 한바탕 난리다. 송교수가 독일에서 37년만에 귀국하니 본인으로서 감개가 무량하지만 정부쪽에서는 죽을 맛인 모양이다.

더구나 정보책임자는 송교수를 북한노동당서열 23위인 김철수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정보를 흘리면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있으니. 그렇지 않아도 매미태풍이 강타하는 바람에 전국이 발칵 뒤집어 졌는데 송교수는 왜 이때 꼭 들어와야만 하는가.

송교수는 그동안 북한에 10여차례가 갔다왔다 하면서 북한체제에 대하여 비판한번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반면 남한체제에 대하여 말끝마다 흠집내기를 일삼은 자다. 물론 우리체제가 당시 유신체제로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하니까 송교수가 학자적 양심으로 비난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북한체제 역시 유신체제 못지 않게 봉건왕조세습체제인데 이 점에 대하여 입 닫고 나몰라라 하면서 북한에 10여차례 들락날락하는 것은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유신체제가 못마땅하다면 김씨왕조 체제는 더 말할 것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학자라면 양비론입장에서 남북체제를 균등하게 비판하여야 하지 않은가.

국내에서 체제비판으로 구금까지 당한 반독재 투쟁인사들이야 세월이 바뀌었으니 민주인사로 미화될 수 있지만, 해외에서 몇 번 비판하였다고 갑자기 민주인사로 칭송받은 것은 슬픈 해프닝일 뿐이다.

더구나 송교수는 독일국적을 취득하여 독일인이 된 마당에 왜 남한에 들어올려고 기를 쓰고 있는가. 더구나 귀국시 스승을 대동한다고 떠벌이거나 독일대사관 직원이 마중하도록 하는 꼴을 보면 송교수는 학자이기전에 사대주의에 젖은 정치인의 몸짓부터 먼저 배운 것이 아닌가. 철학자는 철학자다워야 한다.

학자적 양심에 한줌 부끄러운점이 없다면 조용히 귀국하였다가 조용히 출국하는 것이 학자 본연의 자세가 아닌가. 대한민국은 언제쯤 좀 조용해질 것인가.

/강창웅.수원지방 변호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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