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지원단체에서는 크고 작은 공모를 한다.
문화예술인들의 창작과 연구, 그리고 교육 의욕을 북돋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공모에 접수된 제안 사업 내용을 보면, 시대정신과 작가정신 또는 철학과 미학을 읽어내기가 쉽지않다.
무엇을 왜, 어떻게 하려는 지가 선명하지 않다.
문화예술 지원정책은 이미 바뀌고 있다. 예술 또는 예술인을 위한 지원정책에서, 예술 또는 예술인을 통한 건강한 시민 문화예술 육성으로 지원 방향이 서서히 전환되고 있다.
시민들은 문화예술인들이 공급하는 문화예술품을 감상하며, 향수하는데 머무르기를 원치않고 있다.
스스로의 삶을 의미있고 풍요롭게 하기위해, 더 많은 문화예술적 소양과 기량을 갖추기를 원하고 있다. 나아가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뜻있게 창조하는데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가 일반화되기 이전이라 지금은 이같은 욕구가 다음세대의 교육문화환경 개선과 지역사회 주민문화 생성으로 부분 분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문화예술인 가운데에는 예지력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시대의 흐름을 먼저 느끼고, 변화의 조짐을 먼저 읽는다.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고등교육을 받고, 다양한 정보와 문화를 접하며, 나름대로의 식견과 가치지향을 뚜렷이 하여가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문화예술인들이 새롭게 자각하며, 새로운 출발을 예비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동력 하나를 소진하고 말 것이다.
문화예술인들이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고 보다 나은 창작과 연구, 그리고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담지자인 문화예술인들이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이끌어내며, 다시금 대중의 미적 대리자, 대중의 교사로 나서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정신, 학자정신을 또렷이 하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선(公共善)과 공공미(公共美)를 지향하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왜, 어떻게 하려는지를 늘 안으로 되물어야 할 것이다.
/양원모.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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