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동네 어귀에서 만난 주민은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말을 건넨다. “오의원 의정부로 출근하시는 길인가?”
나의 지역구 포천은 의정부 북부지역이라 그분도 서울을 왕래하시며 의정부에 위치한 제2청사를 보고 으레 도의원도 가까운 제2청사로 출근하는 줄 알았나 보다. 그분은 농업을 전업으로 평생을 살아온 동네의 노인이시지만 문제는 이곳 경기북부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제2청사의 기능과 업무를 잘 모르고 막연히 경기북도청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 경기북부 주민은 각종 규제와 재산권 행사의 제약을 감수하며 버림받은 땅에서 산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살아야만 하는가.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는 행정수도를 충청권으로 옮긴다는 공약으로 충청권에서 선전하여 집권에 성공했다.
비용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당시 민주당 정부는 햇볕정책으로 통일을 앞당긴다는 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했는데 갑자기 행정수도를 옮긴다니. 통일이 되면 다시 서울로 옮기고….
아무 명분없이 득표전략에 불과한 행정수도 이전과, 각종 정책의 입안 및 실행과정에서 우선순위에서 밀려온 250만 경기북부주민의 염원인 경기북도 신설중 어느 것이 더 절실한가.
미선양과 효순양이 희생된 도로에 가보면 협소한 2차선 도로옆에 그늘의 넋을 위로한다고 비석이 하나 서 있다. 그 비석이 제2, 제3의 사고를 막을 수 있을까. 사고를 막는 일은 도로를 확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자명한 일이 경기도내에서는 쉽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미군이 한강 이남으로 옮겨간다는 발표가 나온 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동두천의 주민들은 생계를 걱정하며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미국 동북부를 보면 코네티컷, 버몬트, 로드 아일랜드 등등 상당히 적은 면적의 주들이 서로 붙어 있다. 물론 그들의 주생성 과정과 역사가 우리와 같지는 않지만 획일화한 잣대로 작은 주들을 통합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양성의 인정,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와 지방분권화,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조건이 아닐까.
/오병익.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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