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日不作 一日不食’,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를 말라’고 했던가. 인간존재에 있어서 ‘노동하는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인간은 ‘일’을 통해 하루 식사를 얻을 뿐 아니라 평생을 일과 함께 하며 사회속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아간다.
최근 어느 채용정보업체의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은 한차례 이상 이직을 경험하였고, 8명은 이직계획이 있다고 답하였다. 우리 사회의 평생직장 개념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직장인들 회식자리에 회자된다는 ‘사오정 오륙도(45세 정년, 56세 도둑)’라는 말속에는 변화하는 세태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기퇴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45세에서 55세 사이 중년층의 실업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재취업을 위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직하게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랜 직장생활동안 축적된 자신만의 기술과 경험을 되살려 눈높이를 맞춰 취직하는 일은 정말이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젊은층이 사회 첫발을 내딛는 과정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15세~29세 청년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배가 넘고, 전체 실업자 중 거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의 채용관행이 경력사원 선발 위주로 바뀌고 있고 경기불황의 여파로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청년 취업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청년실업 문제는 낮은 출산율, 부모세대의 부양문제와 맞물려 우리사회가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고용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과거 클린턴 정부의 라이시 전 노동부장관이 선도한 노동력의 질을 제고하는 노동정책이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미국의 장기호황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지식의 창출과 활용이 생산활동에서 가장 중요해지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근로자 개개인의 자율과 책임, 자발성과 창의성이 중시되고 있다. 평생교육과 훈련을 통해 근로자의 노동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면 근로자는 본인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노동시장 내에서의 이동이 가능해지며, 노동시장 전체의 관점에서는 지속적인 고용수준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조정호.경인지방노동청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