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비와 우리농업

국회 농림해양위에서 활동하는 국회의원으로 올해 농사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고추 농사, 참깨 농사는 이미 상당한 피해를 보았고, 추석대목을 앞 둔 과일농사도 작황이 좋지 않고, 벼농사마저 심각한 감수가 염려된다.

높은 하늘과 밝은 햇살, 풍요로운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계절에 너무나 자주 내리는 비로 인해 농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가을에 무엇을 거두란 말인가? 겨울이면 조합에 빌린 돈도 갚아야 하고, 여기저기 외상으로 가져다 쓴 비료며, 농약값도 갚아야 하는데….’ 농민들의 한숨이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다.

지금 우리 농민들의 살림살이는 이만저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농가부채는 해마다 늘어나고 값싼 수입농산물이 천정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농산물가격은 늘 낮게 형성된다. 애써 농사지어 언제 빚이나 다 갚을 수 있을는지 농민들은 불안해 한다. 여기에 한-칠레FTA, WTO/DDA 농업협상이 농민들의 시름을 더한다.

농업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늘 고민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번에 문제를 풀어갈 방도는 없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하지만 해결방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농업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국가가 해야할 몫과 농민이 해야할 몫을 다한다면 희망은 있다.

농가부채를 경감하고 농가소득을 지지하여 농가경제를 안정시키고, 농촌을 아름다운 삶의 공간으로 개발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농업생산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농업이 가지는 다양한 가치(식량안보, 환경보존 등)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해야할 일이다.

지금까지 국회 농림해양위 활동을 통해 농가소득안정망 구축을 강력히 요구해왔고, 앞으로도 농업을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육성하고 농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농촌을 아름다운 국토로 가꾸도록 하는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농민들이 해야할 몫은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여 소비자로부터 우리 농산물이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소 값이 비싸더라도 품질이 우수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라면 우리 소비자는 주저없이 우리 농산물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건실한 농업, 안정된 삶을 누리는 농민, 누구나 살고 싶은 아름다운 농촌을 우리가 만들어가야만 한다.

/정장선.국회의원(민주.평택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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