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아나바다’운동은 1987년에 YWCA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Y가 만들어낸 ’아나바다’라는 용어는 점차 사회전역으로 확산되어 절약캠페인과 재활용운동의 전용어가 되었다.
수원YWCA회관에는 ‘아나바다 삶터’라는 상설매장이 있었는데 많은 여성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들며 지속가능한 소비패턴을 만들어 갔다. 우리는 ‘환경한마당’행사때 무공해 미인대회와 아나바다패션쇼를 열기도 했는데 궂이 비싼 새옷이 아니라도 품위있고 멋진 연출을 할수 있다는 것을 공감하며 소비문화에 대한 열띤토론을 벌이기도했다.
나는 ‘아나바다장터’를 애용하는 사람중의 한사람이다. 결혼후 30년동안 새옷을 산 기억이 별로없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미국에 살고있는 미국인 친구들이 입던 옷을 깨끗이 손질해서 보내주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는 아나바다장터에서 사주었다.
나는 지난봄 동창모임에 일천원짜리 원피스와 삼백원짜리 구두를 신고 갔는데 통상적이기는 하지만 ‘예뻐졌다’는 말을 들었다. 몸에 걸치는 것들이 모두 합쳐 오천원도 채 되지 않을때가 많지만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손색이 없고 그것으로 인해 무시당하거나 주눅들 일도 없다.
체면문화가 자리잡고있는 우리사회에서 처음 ‘아나바다’운동을 시작할때는 남이 입던 옷을 입는다는 것이 자존심상해하는 사람들로 외면당했지만 지속적인 운동을 전개해오므로 사람들의 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낼수 있었다.
수원YWCA는 회관이전 문제로인해 잠시 쉬었던 ‘아나바다’장터를 영통지역에서 9월부터 정기적으로 열기로했다. 비교적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있는 그 지역에서 ‘아나바다’운동이 확산된다면 수원지역에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만들어가는데 일조를 하게될 것이다.
세계인구의 5명중 1명이 하루에 1200원(1달러)이하로 살아가는 절대빈곤층이라 한다. 지난해 8월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는 빈곤퇴치, 소비 및 생산패턴의 변화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사안중의 하나라는데 공감했다.
모든분야에서 생태적인 삶이 요구되는 21세기에 우리가정에서부터 ‘아나바다’를 생활화 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상,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갈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유은옥.수원 YWCA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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