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임금이 거주하던 궁(宮)에 자석식 전용교환기가 설치되면서 행정용 전화서비스가 처음 시작됐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화는 1902년 서울~인천간 전화업무 서비스가 개통되면서부터다.
개통 당시 최초 가입자는 5명이었다. 1945년 광복 당시 국내 전화가입자는 4만5천명이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화에는 ‘청색전화’와 ‘백색전화’ 두 가지가 있었다. ‘청색전화’는 전화국에 신청한 뒤 몇 년을 기다려야 설치되는 것으로 남에게 양도할 수 없었다. 반면 ‘백색전화’는 개인소유여서 마음대로 팔 수 있었다.
서울 강남 개발이 불던 1970년대 중반 영동전화국내 백색전화 한대 값은 100만~120만원이었고 서울시내 일반 주택은 500만원 안팎이었다.
전화가입자가 1962년 12만명에서 1981년 326만명으로 급증했지만 여전히 회선공급이 수요를 따라 잡지 못했다.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백색전화’가 200만원을 넘기도 했다.
이같은 회선 부족은 1987년 ‘전국 전화 광역자동화사업’이 완성되면서 완전히 해소됐다. 6조7천억원이 투자됐던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전화신규회선을 신청하면 당일 가설했다. 전국 어디에서나 시내·시외전화는 물론 국제전화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전화가입자는 1988년 1천만명을, 1997년에는 2천만명을 돌파했다.
1999년 KT(한국통신)와 하나로통신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하면서 통신환경은 유선전화에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로 진화했다. 올해 2월말 기준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수는 1천70만명, 유선전화가입자 2천327만명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KT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네트워크(NGN) 핵심장비인 ‘액세스 게이트 웨이’를 대전 유성지점에 개통했다.
2007년 NGN 구축이 완료되면 새로운 디지털 라이프가 열릴 것이라는 게 KT의 설명이다. 그때는 또 얼마나 세상이 변해 있을까. 두려워질 정도로 문명이 급속으로 발달하고 있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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