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고양검찰청 축구동호회는 파주지역 최전방 사단을 방문하여 사단장과 영관급 참모들이 주축이 된 축구팀과 축구시합을 한 적이 있다. 이번 축구시합은 고양, 파주시가 군사분계선 접경지역인 점을 고려하여 유사시를 대비해 군과 검찰의 협조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4월 초순부터 관내 군단 및 사단을 예방할 때 사단장으로부터 축구시합 초청을 받아 이루어진 행사였다.
우리 청 축구팀은 걸음마 수준의 아마튜어 팀이었지만, 사단 축구팀 구성원의 연령층이 우리 팀에 비해 높다는 사실에 해볼만한 경기가 아니겠느냐는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하게 되었다. 그러나… 역시 우리 군은 강했다! 사단 축구팀은 강인한 체력을 가진 속칭 ‘인간병기팀’으로 우리 팀이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하기에 벅찬 팀이었고 경기 결과는 0:2 패. 단 한명의 부상자 없이 경기를 무사히 마치고, 사단 구내식당에 마련된 사단장 주최 만찬에서 사단장의 지휘방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일까? 사단장의 지휘방침은 우리 검찰의 복무방침과 너무나 비슷하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민의 군대를 지향’하고, ‘강인하고 활기찬 군부대 분위기를 조성’은 검찰총장의 복무방침인 ‘정도를 걷는 국민의 검찰’과 우리 청 개청초기 복무방침으로 정한 ‘직원간 화합을 통한 활기찬 청 분위기조성’ 등과 같은 내용이었다.
국민의 검찰, 국민의 군대가 말로만 끝나지 않고 국민의 믿음에서 싹트길 기원하며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국민의 검찰, 국민의 군대로서의 소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만찬이 끝난 후 사단을 출발하여 어둠에 싸인 감악산을 돌아 나오는 차량 안에서 취임식 때 ‘언제나 진실의 편, 정의의 편, 국민의 편에 서서 엄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여 이 지역의 법질서를 확립하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문득 생각났다. 검찰이 국민으로부터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하여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라는 구약성경(아모스 5장 24절)과 같이 그 무엇보다도 公平無私하고 不偏不黨한 업무처리로, 국민의 편에서 과연 진실과 정의가 무엇인지를 잘 살피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 속 깊이 되새겨 본다.
/김인호.서울지검 고양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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