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대 선행에 가려진… 60여 종업원들 딱한 사연

■ 안양 삼덕제지 근로자들

<속보> 300억원대의 공장 부지를 주민들에게 환원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안양시 안양4동 삼덕제지(본보 7월14일자 1면) 의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고 실업자로 전락될 위기에 처했다.

삼덕제지 전재준 회장(80)은 지난달 11일 안양시청을 방문, “기업을 경영하면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끼쳤다고 판단, 공장 부지를 주민들을 위해 환원하기로 결정했다”며 4천364평(시가 300억원 상당)을 시에 기증했다.

이같은 전 회장의 뜻에 따라 시는 공장 부지에 ‘삼덕공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회사측은 공장 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삼덕제지 근로자 60여명은 “전 회장이 공장부지 기증과 공장 폐쇄결정을 노동조합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 근로자들이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됐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우리의 일터를 시에 기증하는 줄도 모르고 회사가 어렵다고 해 상여금과 학자금까지 대폭 삭감당한 채 근무해 왔는데 근로자들의 생활터전을 단 한마디 통보도 없이 기증, 졸지에 거리의 노숙자로 전락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측 관계자는 “기업주는 공장에서 돈을 벌어 부자가 됐지만 10년, 20년을 근속한 근로자들은 몇푼 되지 않는 위로금을 받고 실직자로 전락하게 됐다”며 “열악한 근로조건을 참으며 열심히 일한 근로자들도 잘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원들은 지난 1일부터 위로금 및 퇴직금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조업을 전면 중단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사측은 다음달 공장을 폐쇄하고 공장을 경남으로 이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안양=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