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용 로봇

이라크전에 앞서 미군은 ‘팩보트’라는 전투용 로봇을 소개했다. 팩보트의 임무는 군의 진격로를 사전 점검하고 그 사진을 찍어 후방에 전송하는 일이다. 미군의 최전선에 무장한 군인이 아닌 전투로봇 팩보트가 나선 것이다. 당시 미군은 팩보트가 무너지기 쉬운 동굴이나 건물 등 위험한 장소의 상황을 미리 알려줄 수 있어 군인의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로봇 분야의 최첨단을 달리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이다. 미국은 인공지능 폭을 강조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본은 휴머노이드형 로봇 연구에 월등히 앞서 있다. 현재까지 나온 로봇 중 가장 발전된 휴머노이드형 로봇은 혼다의 ‘아시모’다. 1.2m, 52kg의 아시모는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으며 손을 흔들어 거절 의사를 표시할 수도 있다.

미국 MIT의 인공지능 연구실에서는 ‘리플리’라는 아기로봇이 교육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아직은 유아 수준의 대화를 하고 간단한 명령을 따르는 정도다. 그러나 MIT 연구팀은 리플리가 아이처럼 양육되며 자연스런 학습과정을 겪으면 점차 지능이 발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LG전자가 지난 4월에 청소용 로봇을 내놨다. 이 로봇은 스스로 집안의 구조를 파악해 가장 효율적인 동선으로 구석구석을 청소한 뒤 힘이 빠지면 스스로 알아서 충전기에 돌아가 전기라는 ‘밥’으로 배터리를 채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도 손을 자유롭게 움직여 물건을 집을 수 있는 ‘센토’와 ‘미모트’를, 한국과학기술원에선 시각 인식과 감정 표현이 가능한 ‘아미’와 여자친구 ‘아미엣’을 선보였다. 로봇개발자들은 음성이나 촉각, 압각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공학, 인간이나 동물의 기구나 기능을 연구해 이를 로봇에 접목시키는 생물공학 등을 총체적으로 연구중이라고 한다.

오늘날 정치가 하도 오염돼 주인(국민)의 뜻을 잘 따르는 ‘정치용 로봇’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공상을 할 때가 있다. 지금은 국민의 요구를 존중하는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이지, 당리당략대로, 자기네들 입맛대로 야단법석을 떨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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