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70~90년대 사회가 발달하고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자동차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에 따른 교통난, 환경공해, 물류비용의 증가 등이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특히 승용차의 폭발적 증가는 도시의 교통난과 그에 따른 환경공해를 부채질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도심에서 자전거 등 인간의 힘을 동력으로 하는 이동수단의 활성화이다.
인천시의 경우 자전거 전용도로가 약 700Km 설치되어 있다. 자동차 도로에 비할 바 아니지만 적지 않은 길이다. 그러나 문제는 도심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 원인을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자전거 전용도로가 형식적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도를 따라 인도의 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설치된 전용도로는 모양만 갖추었을 뿐 별 효용성이 없다. 인도에 그어진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상점에서 내 놓은 물품을 만나게 되거나 불법 주차해 놓은 자동차들을 만나게 된다. 도로와 인도의 턱과 버스 정류장을 지날 때 사람사이를 지나게 되는 위험 정도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 짜증과 위험을 몇 번 거쳐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짜증과 위험을 피해 차도로 나서게 되는데, 이는 목숨을 건 모험이다. 자동차 운전자들은 자전거정도는 안중에 두지 않는다. 형식적인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것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두번째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대중교통과의 연계를 고려하지 않고 여가 개념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이용할 수 있는 주거단지와 전철역 등을 고려한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 이용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이다. 지금도 지하철역과 전철역 등에는 자전거가 주차해 있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는 주거단지와 지하철역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되어 있다. 여가 개념보다는 생활로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가 필요하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등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일회성 또는 형식적인 것에 머물러서는 자전거 이용의 대중화는 요원하다. 자전거 전용도로의 경우에도 형식적으로 설치하기보다는 지금쯤은 설치되어 있는 전용도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고민할 때이다.
21세기 인류의 화두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큰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그 출발일 수 있다.
/박길상.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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