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비롯하여 공휴일과 기념일이 많아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달이다. 그래서인지 일년 중에서 가족과 함께 지루한 일상을 박차고 밖으로 외출하는 기회가 가장 많은 계절이다. 그러나 자연과 빌딩을 친구 삼아 산으로 환상의 도시로 떠나려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하는 무법자가 있다. 그 무법자의 이름은 황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2천∼5천km 떨어진 내몽고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에서 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5월의 무법자인 황사는 174년 신라 아달라왕 21년에 흙비(雨土)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역사책에 기록된 이후 끊임없이 찾아오고 있는데, 1990년 이후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와 산림개발로 인해 토양유실 및 사막화가 가속화되면서 그 빈도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다행하게도 사스(SARS)가 발생하여 지구촌 가족들이 공포의 마스크 속에서 숨죽이고 있는 올해에는 예년보다 적게 찾아와 안도의 한 숨을 쉬고 있다.
지난달 유엔환경계획 한국위원회와 국회 환경포럼이 매년 반복되는 무법자의 횡포 속에서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모색하기 위하여 동북아 황사전문가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에 의하면 중국은 1993년 5월, 초속 37.9m에 이르는 황사로 85명이 숨지고 가옥 4천400채가 파괴되어 2000년부터 생태환경개선 50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황사 속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검출되기 시작한 한국과 일본은 내몽고 및 신강 위구르 자치구의 사막화 방지를 위한 방풍림 조성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아름다워야 할 가정의 달 5월의 하늘이 불청객 황사와 더불어 물류대란, 공무원파업, 전교조 연차휴가, 신당창당 소음, 4천억 불법대출 등으로 한치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하다. 내년에도 5월 가정의 달은 찾아올 것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일상 속에서 우리 모두가 먼저 해야할 일은 자연적인 것은 물론 인위적인 5월의 무법자로부터 지속적으로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는 일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선우섭.경희대 체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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