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사회가 휘청거리고 있다. 윤리가 실종된 지 오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윤리가 실종 당했다는 것 조차 잊고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두들 양심도 수치심도 버리고 사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거추장스러워 내 팽개쳤는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면 이 험악한 세상에서 생존하기위해 모든 것에 무감각한 불감증 환자가 되어야 하는 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세상인심이 하루가 다르게 각박해져 인생살이가 어렵고 무섭다고 한다. 대낮에 혼자서 집 보기도 무섭고 나돌아 다니기도 무섭다. 언제 술 취한 정신이상자가 ‘시너’를 들고 지하철을 탈지도 모르고, 타고 가는 버스기사가 마약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린 의붓자식을 꼬집고 때려 험상 궂게 피멍이 들어 퉁퉁 붓게 만든 비정한 의붓 엄마와 함께 사는 세상이다. 그 뿐 아니라 제자가 스승을 폭행하고,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세상이 되었다. 어쩌면 이런 현상들은 기성 세대들의 정신적인 규범을 보이기는 커녕 법을 어기고 권력을 휘두르고 출세다 부동산이다 하며 배금주의에 빠져 사회윤리와 준법정신이 매몰된 현실에서 싹튼 자승자박의 세태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사회는 많이 가진 자와 높이 오른 자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자기보다 앞에 있는 사람을 제껴내야 살아 남게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다. 복잡한 일상에서 소모적인 갈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들이다. 이런 사회가 과연 영광된 선진조국이란 말인가. 선진대국이 어떻고 선진과학기술도 좋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 아니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인간답게 살기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기만과 위선의 가면을 벗고 선한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의 참회나 고백만으로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이 부도덕하고 사악한 사회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사람답게 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사회는 천국에 가까운 곳도 있고, 지옥에 가까운 곳도 있다. 천국과 지옥을 가르는 열쇠가 손 닿기 힘든 먼 곳에 있지 않고 우리의 마음에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갖고, 세상도 변하고 사회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지만 우리는 인간답게 변해야 한다.
/정복희.경기도 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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