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가정에 관해서 누구나 한번쯤 깊이 생각케 하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문득 옛날에 부르던 노래 한 곡조를 떠올린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집 내 집 뿐이리…’로 시작하는 ‘즐거운 나의 집(Home Sweet Home)’이란 노래다.
그런데 이 노래에 가사를 붙인 미국의 극작가면서 배우였던 존 하워드 페인(1771-1852)은 한번도 아내와 집과 자녀를 가져본 적이 없으며 오로지 한평생 이곳 저곳을 떠돌며 살았던 사람이다. ‘즐거운 나의 집’을 지은 때도 수중에 동전 한 잎 없는 처지로 프랑스 파리에 머물때였다는 그는 1851년 3월 어느날 크러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진정 이상한 얘기지만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가정의 기쁨을 노래하게 한 나 자신은 ‘내집’의 맛을 단 한번도 모르고 지내왔으며 앞으로도 맛보지 못하고 말것이오’.
이 편지를 쓴지 1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튀니스의 어느 거리를 떠돌다 세상을 하직했으며, 얼마뒤 고향인 워싱톤 오크 언덕의 공동묘지로 옮겨져 비로소 안주할 수 있었다. 혹시 가족과 가정에 대한 그리움과 사무치는 목마름이 있어 그같은 명곡을 남기게 된 것은 아닐까.
몬테뉴도 그의 수상록에 왕국을 통치하는 것보다 가정을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다고 적을 정도로 점점 더 가족과 가정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도 가정은 기쁨이고 아늑함이며 가족이 있어 비록 집이 누추할지라도 마음은 따뜻한 궁궐이다.
이 모질고 삭막한 세상에서 가족과 가정 말고 살뜰히 어루만져 줄 곳이 어디 있으며 가족보다 더 정겹고 다정한 사람들, 그저 눈감고 생각만해도 편안하게 다가서는 사람들이 또 어디 있을까. 가족은 잘못한 일이 있어도 용서하고 섭섭한 일이 있어도 이해해 주며 허물은 씻은 듯 사랑의 이름으로 깨끗이 흘려 버리지 않던가. 기쁜 일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 있으면 달려와 얼싸 안고 함께 애통해하는 가족이야말로 이 세상 그 어떤 인연에 비길 것이며 그 존재를 소홀히 할 것인가.
각설하고 가정의 달을 맞아 바르고 반듯하게 자식 잘 키우는 일에 힘쓰고 가족과 가정 잘 다스려 나가자는 얘기다.
/박영권.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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