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직자의 순직

지난 13일 가평군 종합민원과 기동민원처리 담당으로 근무했던 성일국씨(46)의 갑작스런 순직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동료들은 “정말 아까운 공직자 한분이 세상을 떠났다”며 오열했다.

죽음을 눈 앞에 둔 사실까지 몰랐던 성씨는 평소와 다름 없이 출근, 근무하던중 몸이 불편해 병원을 찾았으나 당뇨에 합병증까지 겹친 간경화라는 진단과 함께 약 1첩이나 주사 1대 제대로 맞아 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았다.

동료들은 부모 형제 없이 부인과 두명의 자식만 남겨둔 채 객지에서 죽음을 맞은 성씨를 위해 3일간 장례를 치러줬다.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진실하고 따뜻한 동료애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이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병가를 내 며칠씩 출근하지 않는 일부 공직자들에겐 공복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는 교훈을 남겼다.

강원도 고성군이 고향인 성씨는 지난 71년 고성중학교를 졸업하고 가평으로 이주, 고생 끝에 지난 82년 일용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뒤 그동안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근무했으며 이런 와중에도 지난 86년 지방행정공무원 임용시험에 합격, 주민들과 함께하는 친절한 공직자로 정평이 나있었다.

20여년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세정업무를 비롯 사회, 민방위, 쓰레기매립장 관리업무 등을 담당해오다 지난 2000년 지방행정주사로 승진하면서 종합민원과 기동민원처리 담당으로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해결사’역을 자처했다.

지난 87년 모범공무원으로 선정돼 군수표창을 비롯 경기도지사 표창 및 행정자치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비록 이 세상을 떴지만 주민들을 위한 맑으면서 순수했던 열정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고 창 수 (제2사회부·가평) csk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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