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국제금융센터에 대한 기대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동북아 중심국가 정책에서 금융부문은 상당한 우여곡절 끝에 최근에서야 간신히 추진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서북부(김포)매립지의 국제금융센터 개발계획은 더 이상의 진전이 없이 초보적인 구상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금융센터와 외국인 주거주택 등의 건설계획만 있다. 이제 막 시작한 새 정부의 중요한 업무가 되겠지만 이제는 동북아의 금융 중심지로 태어나기 위한 효과적인 실천방안을 원점에서부터 구체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먼저 금융센터의 기능과 목표가 국가경제적인 차원에서 적절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가능한 개발방향은 다양하다. 가령 인근의 경제자유구역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이곳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외환거래와 자금중개 업무에 초점을 두거나, 나아가서는 역외금융시장과 같이 독자적인 국제금융지역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또한 서울을 국제금융시장으로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보조적 지원기능에 집중할 수도 있으며, 물류와 같은 특정 사업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규모 지역금융센터로 발전시키는 방향도 있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금융전문 인력뿐만 아니라 법률과 회계전문가들과 같은 국제적인 차원의 지원서비스 기관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특히 초기단계의 시장 형성을 위해서는 국내금융기관들과 함께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세계적인 금융기관의 유치가 필수적이다. 모든 시장이 그러하듯이 금융시장의 경우에도 초기 시장의 형성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은 미국 케네디 대통령 때의 쿠바위기를 계기로, 그리고 스위스의 취리히는 소련의 금위기를 기회로 하여 국제금융시장에서 확고한 자리 매김을 하였다.

서북부(김포)매립지는 지리적으로 서울에 가깝고 우리나라의 실물경제와 자본시장의 규모 그리고 정보화 수준 등을 고려할 때 주변국의 다른 도시에 비해 잠재적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단순히 건물만을 제공하는 형태가 아니라 지역의 고용창출과 나아가서는 인천을 국제적인 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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