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급식방법 여건에 맞게 선택해야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 급식은 각 시·도 교육청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직영과 위탁 등 2가지 유형으로 실시되고 있다.

직영이란, 교육청이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식당 조리실 등의 시설을 설치하고 학교가 영양사 조리사 등의 인원을 직접 채용해 식단운영, 조리, 배식, 식자재구매, 사무관리 등 모든 업무를 학교에서 직접 담당하는 방식이다. 정반대로 위탁급식이란, 전문 민간업체가 교육청과 학교 가 하던 업무를 자체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대행하는 형식을 말한다. 학교는 민간업체가 제대로 하는지 철저한 관리감독만 하면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획일적이고 단편화된 구조에서 전문화되는 사회, 다양한 선택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이같은 시대 조류에서 경기도 교육청은 중·고등학교의 급식을 기존 직영 방침에서 지난 9월부터 학교장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학교 여건에 가장 적합한 방식(직영과 위탁중 한 가지)을 스스로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시민단체 등이 주축이 돼 ‘급식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직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업체는 이익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직영과 비교해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직영과 위탁 양쪽 모두 장점 및 문제점이 있다. 기록이나 통계자료에서도 상호 우위를 점하는 부분들이 있다. 먼저 직영은 초등학교에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유년시절 부터 올바른 식사예절을 심어주고 편식을 안하는 습관, 질서 지키기 등 교육적인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반대로 부식납품 및 입찰과 관련해 일부 잡음내지는 오해가 발생하는 등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급식과 관련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예산이 과다 지출되고 학부모들이 급식도우미로 나가야 하는 불편도 있다. 전문회사 위탁은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로 인해 전체가 이익만을 추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학교급식을 위탁으로 시행한지 4년여 지나면서 올해는 식중독 사고가 10월 현재 단 1건도 발생하지 않는 등 위탁운영이 정착돼가고 있다.

그동안 위탁급식 가운데 이동도시락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았던 관계로 대다수 학부모들은 ‘위탁급식’하면 ‘이동 도시락’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외부에서 아침일찍 조리한 음식이 점심에 배달되다 보니 신선도가 떨어지고 심지어 위생사고의 원인이 돼 위탁급식을 반대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시행하는 위탁급식이란, 전문회사가 학교안에 조리실을 설치하여 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민간에 의한 책임 경영체제는 시대의 흐름이다.

그래서 국가는 작은 정부를 추구하고자 국가 기간사업인 전력, 철도, 통신, 은행, 심지어 교도소 조차 민간 전문업체에게 운영을 맡겨가고 있다. 급식 역시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은 물론 서울시청과 구청, 국회, 검찰청, 법원, 심지어 군부대 조차 민간위탁하는 추세에 있다.

민간기업이 만든 유아용 분유를 믿을 수 없다고 해서 분유회사를 정부가 직접 만들어 경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직영은 이제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직영이든 위탁이든 학교장과 학부모가 여건에 맞는 급식방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그래서 미래를 짊어진 우리 자녀들이 더욱 맛있고 균형있는 영양을 섭취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한결식학생돕기운동본부 사무총장 서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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