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행정 '오락가락'

“문화재관리청이 문화재 훼손 등을 우려한 나머지 철거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어서….”

구리시는 지난 4일 건축주인 충일개발㈜이 제출한 인창동 일대 골프연습장 사용승인 신청을 반려한데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시는 이날 민원조정위원회를 열어 인창동 산 2의150 일대 정부지정 문화유적지 주변에 들어선 지하 1층 1개 동과 지하 1층, 지상 4층 2개 동 등 3개 동, 연면적 5천여㎡ 규모(54타석)의 골프연습장 사용승인 신청을 반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그동안 사용승인 여부를 놓고 나름대로 세심한 검토절차를 거쳤다”며 “문화재관리청은 물론 상당수 주민들도 사용승인을 반대해 반려하는 게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시의 설명처럼 골프연습장이 문화재 훼손 논란을 불러 일으켜 왔던만큼 사용승인 신청을 반려하는 게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정불신을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99년 12월께 최초로 골프연습장 건축허가를 내준데 이어 다음해 8월께 설계변경 등 건축허가 변경까지 승인해준 상태다. 또 건축주의 요청이라고 하지만 사용검사 신청에 따라 일부 지적사항에 대한 시정 및 보완 등을 요구해 놓고 뒤늦게 사용검사 신청을 반려하는 건 한마디로 무책임하고 오락가락한 행정의 예를 보여준 셈이다.

시는 주민들과의 접촉이 많고 미치는 영향 또한 큰 공공기관이다. 시청 곳곳에 걸려 있는 ‘만족하는 위민봉사’,‘함께하는 열린시정’등의 시정방침이 왠지 어색해 보였다.

/한종화(제2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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