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옥, 최은희씨 부부
白山
‘안양시지’는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를 이렇게 적고있다. ‘현 석수동 관악아파트 자리에 수도영화촬영소를 중심으로 1970년 설립 운영하다가 재정난으로 폐교 위기에 있었으나 학교법인 연암학원으로 인수, 현 안양3동 산 42의 1에 신축 교사를 건축하고 각종 교육 기자재를 확보, 명실공히 한국영화예술의 중추적인 인재 양성에 나서 제1회 졸업생(236명)을 배출하고 (중략), 실기 실습의 교육을 통한 졸업생 중에는 영화, 라디오, TV, 개그맨, 연극계 등 각층에 많은 연기자가 있다.’(후략)고 기술했다.
이어 탤런트로는 금보라 김도연 임영규 임성원 이상아 오연수 등, 영화배우엔 나영희 김서라 김보연 김정석 등, 연극배우는 김성웅 박진수 신진호 전운봉 정화진 등, 가수엔 장덕 노고지리 김민종 등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의 옛 주인공이 한국영화의 원로감독 신상옥, 원로여배우 최은희씨 부부다. 이미 칠순이 한참 넘은 영화인 부부가 25년전 남편은 이사장, 부인은 교장으로 있던 안양영화예술고등학교의 재건에 나섰다. 이들 부부는 “옛 촬영소와 학교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하던 중, 마침 안양시에서 옛 명성을 부활하자는 제의가 있어 힘을 얻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
학교는 전 안양경찰서 부지를 안양시가 빌려주고 기자재 등 구입은 신씨 부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의 촬영소와 학교는 부부가 북으로 납치된 뒤 촬영소는 이내 문을 닫고 학교는 다른 학교법인에 넘어가 교명도 바뀌었다. 1978년 홍콩에서 최은희씨가 납치돼 실종되자 부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신상옥씨 또한 납치됐었다. 신·최씨는 북에서도 영화활동을 계속하다가 1986년 해외에서 극적인 탈출에 성공, 그동안 미국서 지내다가 올해 귀국했다.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거치고 거친 신·최씨가 학교에 쏟는 의욕은 아직도 대단하다. 전에는 고등학교 과정이었지만 내년 3월에 문을 열 예정인 ‘안양신필름예술학교’는 고졸 출신 인재들로 역시 철저한 실습 실기위주의 교육으로 스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한다. 원로 영화인의 노부부가 지역사회에 다시 쏟는 집념이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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