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자춘추/경기도 국악의 전당

경기도에는 유·무형의 전통문화유산이 무척 많다.

무형의 대표적인 유산이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인 경기민요다. 경기민요 외에 웃다리(경기·충청지역)의 대표적인 풍물인 평택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호)이 있고, 소리와 음악과 춤사위가 빼어난 경기도도당굿(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도 있다. 이외에 안성남사당 풍물놀이, 포천 메나리, 김포의 통진두레놀이 등 경기의 소리와 민속은

풍부하다.

이러한 전통문화의 토양을 갖고있는 경기도에 경기국악의 맥을 잇고 이를 발전시킬 ‘경기도 국악의 전당’이 건립되고 있어 국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뜻깊게 생각한다.

경기도의 국악(樂·歌·舞)은 서울이나 남도에 뒤지지않는 많은 ‘꺼리’를 갖고있다. 그러므로 경기도 국악의 전당 건립은 서울이나 호남 중심의 국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중부지역 국악을 활성화 시키고 경기국악의 우수성을 계승 발전 시키는 역할을 하게될 것이란 기대다.

경기도 국악의 전당은 단지 경기도에 국한된다기 보다는 인천을 포함한 서해안지역, 강원도, 충청도 일부지역 그리고 통일시대를 앞두고 황해도까지를 망라, 중부지역 국악의 메카로서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하는 중요성에 더욱 의미가 크다.

지난 6월 용인시 기흥읍 보라리 한국민속촌 옆에 착공한 경기도 국악의 전당은 183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4년 완공 예정이다. 1만760평의 부지에 연면적 1천648평 규모로 575석의 공연장과 전시실, 연습실 등을 갖추게 된다. 바람이 있다면 경기도 국악의 전당이 단순 공연장 수준을 벗어나 명실상부한 경기국악의 산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건축하는 시·군 문화예술회관이 300억∼5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에 비해 경기도 국악의 전당 예산이 너무 적고, 공연장 등 시설이 비좁아 아쉬운 감이 있다. 지금같은 공연장이라면 도립국악단원들이 무대에 서기도 힘든 형편이다.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멀리 내다보고 경기국악의 메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설과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채주병 (경기도국립국악단 악장.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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