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송무백열(松茂栢悅)

천자춘추/ 송무백열(松茂栢悅)

이천시장 유 승 우

옛날부터 전해오는 우리 속담중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가까운 친척이나 동료 등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보다 앞서나갈 경우 은근히 질투를 느낀다는 뜻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와 정반대로 중국 고담(古談) 가운데 ‘송무백열(松茂栢悅)’이라는 말이 있다. 어의적(語意的) 해석으로는 ‘소나무가 무성하니 잣나무가 기뻐한다’라는 의미이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나무의 종류는 다르지만 사시사철 푸르다는 동질성(同質性)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사촌과 같은 관계에 있기때문에 전자(前者)의 우리 속담과 비교할 때 후자(後者)가 훨씬 더 훈훈함을 느끼게 한다.

남의 잘됨을 시샘하기 보다는 함께 축하하고 기뻐하는 마음은 바로 칭찬문화의 발로로서 우리 사회를 밝게 하는 활력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시기하고 질투하는 분위기가 팽배할 때 우리는 살벌함마저 느끼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지나친 경쟁심리에서 나타나는 결과인 듯 하며 우리가 몸담고 있는 조직이나 국가 공동체가 상생(相生)보다는 상극(相剋)으로 치달리게 될 때 사회가 불안하며 마침내 불행한 역사를 초래한다는 사실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과거 조선시대의 수많은 당쟁이나 피비린내 나는 사화(士禍)로 역사가 얼마나 후퇴를 하였던가. 근대화를 더디게 하고 결국은 망국(亡國)의 한(恨)까지 남기게 되었으니 우리조상 모두가 저지른 자업자득의 결과라 하겠다.

생각컨대 우리는 조직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생존을 위한 경쟁원리는 오늘의 인류문명을 발전시켜온 원동력으로 그 공로가 높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과열되어 상대방의 정당한 노력까지 시기하고 질투할 때 그 결과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돌아옴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오히려 상대방의 잘됨을 축하하고 칭찬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우리 자신을 새롭게 충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를 않겠는가.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을 버리자. 그것은 불행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그 반대로 ‘송무백열’하는 마음을 길러 우리 공동체를 밝고 건강하게 만드는 영양소가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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