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날’

‘사과의 날’

淸河

식물은 스스로 외부의 공격에 저항할 수 없다. 그래서 천지를 창조하신 하느님이 식물의 고충을 아시고 식물에게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비장의 무기를 선물하셨다고 한다. 바로 식물성 생리 활성물질이라고 부르는 화이토뉴트리언트(phytonutrient)이다.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에 대한 자연 방어력을 부여하는 예방의학적 영양소다. 화이토뉴트리언트는 껍질에 많이 들어 있어서 외부로부터 이물질의 공격을 껍질에서 최우선적으로 막아주어 과육이 잘 여물도록 지켜준다.

사과 껍질, 포도껍질의 붉은 빛을 띠는 안소사이야닌 색소, 시금치·케일의 엽록소, 콩의 이소플라본 등 색소가 화이토뉴트리언트의 한 종류들이다. 곤충,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식물 스스로를 방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며 항산화제로 작용한다. 신비로운 것은 그 물질을 먹는 인간과 동물의 암, 심장병, 노화를 억제하는 면역물질이 된다는 사실이다. 껍질째 다 먹으면 섬유질도 함께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준다. 체내의 나쁜 노폐물, 독소물질까지 배설시켜 체류하는 시간을 줄여 암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사과서리를 한 후 옷자락에 쓰윽 문질러서 사과를 껍질째 먹어도 아무탈이 없었지만 지금은 농약이 걱정된다. 그렇다면 과일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식초나 소금을 탄 물에 5∼10분 정도 담갔다가 헹구면 좋다고 한다.

오늘 10월24일은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와 농협이 정한 제1회 ‘사과의 날’(Apple Day)이다.서로 미움을 씻어내 즐거운 학교, 사랑의 가정,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고 사과재배농가의 자긍심과 실익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었다. 사과의 날은 매년 10월24로 ‘후지’사과가 본격적으로 출하돼 사과향이 그윽한 시기에 맞췄고, 24일은 ‘둘(2)이 사(4)과를 주고 받는 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과를 선물하며 ‘서로의 잘못을 사과(謝過)’하는 화해의 날로 정착시켜 나가고 청소년층에게 밸런타이데이와 같은 국적 불명의 날 대신 국산 사과를 이용한 우리 명절 축제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한다. ‘사과의 날’에 전 국민이 사과를 한 개씩만 먹는다면 학교폭력예방과 사과소비라는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것이다. 학교폭력예방 운동은 화이토뉴트리언트 성분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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