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나부터 먼저

양평초등 5/이정현

‘교통사고 다발지역 ○○리 XX앞 3거리….’나는 우리 마을 벽보에 무엇이 붙어 있는지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었다. 주로 ‘○○후보를 뽑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월드컵 4강을 경제 4강으로’

등 다짐이나 새출발, 광고같은게 써 있었는데, 이번엔 아주 특이한 것을 보았다.

언제나 보면 웃음이 나올 정도의 좋은 것만 나오다가 주의 공고가 나오니 신기하기도 했었다.

‘우리 마을이 이랬었나?’

하고 그 3거리를 머리속에 되새겨 보았었다.

그랬었다. 항상 그 거리에선 거의 교통사고나 접촉사고가 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내가 벽보를 보고 들어온뒤 마침 우리 할아버지께서 회의를 참석하기 위해 대문을 넘어서고 계셨다.

“할아버지, 어디가세요?”

“우리 교통사고 다발지역이라고 군청에서 내려와서 대책회의를 해야된대.”

그것 때문에 우리 할아버지게서는 회의를 나가셨다.

나는 나하고 상관없는 일 같으면서도 왠지 신경이 쓰이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할아버지께서 오시나 까치발을 들고 할아버지 오시기를 기다렸다.

할아버지께서 오시자마자,

“할아버지, 결과는요?”

“육교를 세울거래.”

마을분들도 합의한 끝에 육교짓기를 적극 추진해 주셔서 지금 우리동네 육교는 도로위를 지나가는 구름처럼 놓여있다.

맨처음엔 불편해 불만도 했었다.

철없이 엄마께,

“엄마, 왜 하필이면 횡단보도 없애고 굳이 육교예요?”

“교통안전 때문이야. 조금 불편해도 우리에게 안전을 주잖니?”

“아, 그렇구나.”

나는 그 말을 듣고 나의 작은 어리석음이 후회스러웠다. 교통안전이란 이런 것부터 라고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도 가끔씩 유혹 될 때가 있었다.

‘바로 질러가면 건너편인데….’

이런 생각을 했었지만 교통안전을 되새기며 다짐을 했었다.

우리집에 자주 놀러오는 사촌동생도

“언니, 우리 살짝 이리로 건너가자. 응?”

이랬을때 약간 혼란스러웠지만

“너, 교통안전 어기면 안되는거야.”

라고 따끔히 혼냈다. 언니역할 똑똑히 한 것이다.

이제 그 아이는 누가 더 육교를 빨리 올라가는지 시합하자고 하는 동생의 그 웃음을 보면, 그 웃음은 이제 귀찮거나 그때의 마음은 없어진 것 같다. 나도 이젠 투덜거림 없이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육교를 올라간다.

난 노력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나부터 먼저’라는 정신을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교통안전에 거슬리는 일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 밝은 햇살이 비추는 그날까지….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경기도지부 주최

‘2002년 어린이교통안전 글짓기대회’ 최우수작품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