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옥<시인·수원 수일중 교장>
얼마전 TV에서 인터넷을 활용하여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민들을 소개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고객과 1대1의 판매관계를 만들어서 유통 단계의 마진을 절감함로써 상호 이득을 얻고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들은 인터넷 판매를 통하여 신뢰와 행복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 농촌에서는 인터넷상에서 자기 상품을 소개하고 유통시키기 위해 컴퓨터를 배우고 정보능력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민주당 경선에서 ‘노풍’을 몰고 온 것도 인터넷의 힘이었다고 한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노무현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렸으며 인터넷을 통하여 지지자를 끌어들임으로서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다. 그리고 생각하기 싫은 일이지만 작년 미국에서 일어났던 9·11테러도 인터넷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각국으로 신경세포처럼 퍼져 있는 인터넷을 통하여 오사마 빈 라덴은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살인극을 지시한 것이다.
우리는 지금 정보의 네트워크 시대에 살고 있다. 싫건 좋건, 옳건 그르건 우리는 엄청난 정보의 거미줄에 걸려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정보의 전파들이 나의 신경세포들을 지배하고 있다. 벗어나려고 몸부림쳐봐도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정보의 그물망들. 현대인의 운명이요, 덫이 온 우주에 퍼져 있다.
이러한 인터넷사회에서 성공하고 삶을 즐기려면 우선 정보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컴퓨터를 다루고, 인터넷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아서 유용한 정보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견을 제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너도 나도 자녀가 걸음마를 시작하기가 무섭게 컴퓨터 학원에 보내서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을 키워주려고 하며, 초등학교에서도 인터넷자료를 검색하고 활용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로 중요한 것을 모르고 있다. 인터넷의 본질과 생태를 모르고 있다. 생명줄에 대해서 말이다.
그게 무엇인가. 인터넷의 생명줄은 바로 공유라는 것이다. 인터넷은 유기체처럼 생성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맷캐프의 법칙에 의하면 사람들에 의해서 공유되는 지식은 계속 가지를 치고 열매를 맺지만 공유되지 못하는 지식은 탄생하자마자 생명을 마친다고 한다.
과거에는 어느 개인이나 집단이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많은 이득을 챙겨왔다. 그러나 이제는 집단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협력하는데서 권력과 부가 창출된다. 즉 관계되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나누고 마음과 지혜를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 권력과 부가 창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미국의 일부 기업에서는 생산적인 인적관계의 구축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얼마나 많이 했느냐를 인사고과에 반영하고 있다고 하며 최근 모갤럽사가 실시한 연구조사 결과 역시 조직간 협력관계의 창출능력이 기업의 경쟁우위 창출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트워크 시대를 성공적으로 행복하게 살려면 우선 정보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자신이 창출한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생기와 행복을 창출해야 한다. 인터넷 시대의 힘은 모두가 함께 정보를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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