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茶
淸河
‘갈대’라는 이름은 대나무와 유사한 풀이라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근경(根莖)이 땅속에서 뻗으며 마디에서 뿌리가 내린다. 높이는 2m 가량이며 곧게 선다. 꽃은 꽃잎이 없는 풍매화(風媒花)로 8,9월에 핀다. 수많은 작은 꽃이삭이 달린 장타원형인 원추화서(圓錐花序)가 줄기 끝에 달리며 처음에는 자갈색이다가 뒤에 담백색으로 결실한다. 열매는영과(穎果)로 종자끝에 많은 관모가 있어 바람에 날려 멀리 퍼질 수 있다. 습지나 갯가, 또는 호수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자란다. 가을에 30∼50cm 가량의 이삭이 늘어져 나부끼는 모습이 장관이다. 그래서 문학작품에 많이 나온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조용히 울고 있었다.//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임인 것을/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그는 몰랐다. ”신경림 시인의 시 ‘갈대’다.
갈대는 키가 크고 줄기가 가늘며, 줄기에 비하여 잎이 무성하므로 바람이 불면 금방 한쪽 방향으로 쏠린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쉽게 마음이 변하는 사람을 갈대와 같다고 말한다. 꽃은 갈꽃, 혹은 노화(蘆花)라고 하는데 우리의 고전문학에서 시조의 소재로 특히 많이 등장했다. <삼국사기> 에는 고구려 봉상왕을 폐위시키고 을불(乙弗)을 옹립할 때 국상(國相) 창조리(倉助利)가후산(候山)의 북쪽 사냥터에서 뒤따르던 사람들에게 마음을 같이 하는 자는 내가 하는 대로 하라고 하면서, 갈대잎(蘆葉)을 모자에 꽂으니 사람들이 모두 따랐으므로 마침내 왕을 폐하고 미천왕을 옹립했다고 기록돼 있다. 삼국사기>
갈대의 어린 싹은 죽순보다 부드럽고 맛이 좋아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뿌리는 전분이 풍부해 옛날에는 춘궁기를 이겨내는 구휼식으로 떡이나 국수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됐다. 특히 한방에서는 갈대 뿌리와 줄기를 노근이라 해 이뇨, 해열, 소염, 갈증치료 등에 쓰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당뇨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갈대는 물속에 녹아있는 질산염, 페놀 등 중금속을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 수질오염 방지에 큰 역할을 한다. 얼마 전 강원도 고성군 농업기술센터가 갈대를 이용해 차(茶)·음료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가을 날 갈대가 휘날리는 창가에서 갈대차를 마시는 멋 있는 정경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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