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문화 이대로 좋은가...(5)군포시 산본역 일대

지난 10일 오후 9시께 산본역을 중심으로 7∼8층 건물에는 50∼100여개의 각종 간판들이 벽면과 옥상 등에 뒤범벅이 되고 있었다.

원형광장 한복판에 위치한 쌍둥이 S빌딩의 경우 2개동에 음식점, 패스트푸드점, 호프집, 카페, 주점, 노래방, 비디오방, 일식집 등 모두 40여개의 업소들이 영업중으로 크기와 모양, 색상, 글씨 등이 서로 다른 120여개의 간판들이 건물 전체를 덮고 있었다.

산본역앞 K프라자 3층 노래방은 건물 전체를 돌아가며 초대형 불법 간판 6개를 부착했으며 네온사인도 벽면과 출입구 등에 2개가 설치됐다.

옥상간판의 경우 입체형이나 도료 등으로 표시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S빌딩의 K중년나이트는 간판을 네온사인으로 옥상에 부착하고 있는 등 상당수 건물마다 불법 옥외광고 물을 버젓히 내걸고 있었다.

C빌딩 지하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B가요주점은 불법 네온사인과 도로에는 소형 차량을 이용한 호객행위도 하고 있으며 원형광장을 중심으로 안마시술업소들이 이동간판인 에어라이트(공기로 풍선기둥처럼 만든 간판) 3∼4개를 설치하고 손님을 끌고 있었다.

일부 안마시술업소는 낮에도 화물차량에 상호명을 표시한 불법 간판을 싣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산본역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는 김용현씨(43·군포시 오금동)는 “간판들이 출입구를 비롯 전면에 다닥다닥 붙어 있어 건물인지 간판전시장인지 구분이 어렵다”며 “산본신도시의 얼굴인 이곳이 난잡한 광고물로 인해 더렵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군포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세로간판의 경우 건물 1층 출입구 양쪽에 하나씩만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당국이 건축물 사전·사후 검사를 통해 불법간판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업주들도 “무질서한 간판행렬은 인정하지만 경쟁업자가 하니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형편”이라며 항변한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간판은 300만여개가 설치됐고 간판제작업자는 1만3천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간판시장은 IMF 이전만 하더라도 세계 6위였다.

시 관계자는 “올들어 현재까지 불법간판에 대한 단속을 벌여 1천600여건의 불법간판을 정비하는 등 600여건의 고정광고물 및 입간판, 현수막 등을 정비했다”며 “불법광고물을 가려내는 것과 업주들과 단속으로 인한 충돌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관련 법규 개정과 함께 업주들의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포=설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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