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시장과 ‘수요회’?

8월28일 수요일 오전 6시경. 수원시체육회관 5층 식당에서다. 150여명이 참석한 ‘수요회’ 모임이다.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번 선거때 자기를 지지한 곳은 어느어느 두 단체뿐이라고 말했대요!” “그게 맞아? 정말 그런 말을 했는가 말야?” “그럼 우린 뭐야?” “두 단체만 찍어서 당선되나?” 어떤 사람들은

배신감 같은걸 느끼는 듯이 조금 흥분했다.

지난 7월1일 김용서 수원시장이 취임한 이래 처음 갖는 월례회였다. 이날 따라 ‘수요회’ 회원들은 신임 시장과 자리를 함께한다는 기대감에서인지 앉을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빼곡히 참석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판인지 6시가 넘도록 김시장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아침 일찍이 작심하고 나온 회원들은 조금씩 맥이 풀리면서 웅성대기 시작한 것이다. 한참 후 시관계자로부터 “시장님은 제주도 출장이십니다”란 안내말을 듣고 ‘그랬구나’하면서도 이미 터진 섭섭한 감정은 좀처럼 누그러 들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럼 메시지라도 남겨야지 아무말이 없잖아!” “제주도 사람이 표 주나?”하는 볼멘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날 분위기는 김시장이 ‘수요회’에 대해 이제 흥미를 갖지 않는 것으로 지레 짐작하고 그러는듯 싶었다. ‘수요회’란 수원시내 기관장과 유지들 모임으로 친목단체 성격을 갖고 있다. 김시장 역시 시의회 의장시절 열심히 나왔던 분이다. 이날 아침은 이를테면 당연직 회장인 김시장이 나와 으레 신임 인사를 할줄 알았던 것이다. 또 ‘수요회’를 전임 시장이 주도해 만들긴 했으나 시장이 누군이든 계속 잘 운영해주길 소망하고 있는 빛이 역연했다. 그리고 그같은 소망은 객관적으로도 긍정적 판단을 갖기에 충분했다.

김용서 시장이 출장 중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많은 회원들 짐작대로 전임 시장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후임 시장으로서 관심이 없거나 해체할 요량이라면 좀더 깊이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사소한 오해가 큰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무슨 인터뷰 기사 내용이란 것도 김시장 본의와 다르게 입으로 입으로 전해지면서 와전된 것일 수 있다. 지난 8월28일 수요일 아침의 ‘수요회’는 창설이래 가장 성황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가장 썰렁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중평이었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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