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개월을 맞는 임충빈 양주군수는 요즘 24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무심코 좌우명이 뭐냐고 던지자 바로 “아무리 짧은 시간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一寸光陰不可輕)는 주자의 가르침”이란 명쾌한 답변이 이내 되돌아 왔다.
“짧은 재임기간이지만 세계인이 주목하는 양주를 만들겠습니다. 두고 보십시요.”
조선시대 문화의 보고(寶庫)였던 양주, 그로부터 이제 600년의 시공을 뛰어 넘은 디지털시대를 맞아 조선시대 문화버전과도 맥을 잇겠다는 게 임 군수의 생각이다.
그를 군수로 뽑아준 유권자들은 역사와 전통이 숨쉬고 있는 양주군을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시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임 군수들이 펼쳤던 사업들에 대한 일방적인 단절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전임 윤명노 군수가 추진했던 사업들도 면밀하게 검토, 특별히 하자가 없으면 이어 받겠다는 게 임 군수 군정의 기본 골격이다.
군정에 대한 임 군수의 키워드는 그래서 ‘위풍당당(威風堂堂)’이다.
“위풍당당한 군정을 통해 양주군을 통일한국의 거점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임 군수는 33년동안의 공직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양주를 건설할 계획이다.
먼저 착수되는 사업이 읍·면자치센터와 마을회관 등에 대한 활성화이고 영육아보육시설 증설과 복지시설 확충이 뒤를 잇고 있다.
또 지역간 균형발전과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중장기계획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관계 전문가와 공무원 등으로 ‘양주발전기획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 숙원사업인 ‘교통’이란 문제를 풀기 위해선 버스노선의 전면 재조정, 국지도 39호선 조기 착공, 3호선 우회도로 조기완공, 송추∼우이동간 도로신설 기반시설 확충 등의 방정식들이 이용된다.
“특히 군청사를 중심축으로 단위마을을 연결하는 ㈜양주교통을 설립, 주민들의 출퇴근 불편을 해소할 방침입니다.”
교육발전을 위해선 특수목적고 등 지역중심 중·고교 유치에 주력하고 4년제 종합대학을 비롯, 교육대학 분교 유치에도 힘을 기울이는 한편, 군립도서관을 전자도서관화한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윤 군수에게 가장 중요한 현안은 문화다.
“문화가 곧 돈이란 생각으로 양주 별산대놀이, 소놀이굿, 상여와 회다지소리, 천년사찰인 회암사지 등 지역에 산재한 문화 자원들을 정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뒤 관광객들을 적극 유치, 양주를 세계속에 심을 수 있도록 국제적 규모의 민속문화축제를 유치하겠습니다.”
이밖에 지역발전을 위해 검준공단 등 중소 규모의 친환경 첨단공단을 설립, 무질서하게 난립된 공장들의 집중화를 도모하고 신천 등 임진강수계의 수질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설치, 산업단지도 친 문화형 및 친 환경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게 그의 청사진이다.
지역 문화계는 임 군수의 문화마인드에 일단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양주가 한반도의 중심이었다는 사실은 역사에도 기록된 사실인만큼 단순한 수도권 위성도시가 아니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고을로 육성하겠다는 임 군수의 청사진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협조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행정편의주의적인 시각에서 역사적인 고증 등이 결여된 채 단순히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 문화행정에 대해선 단호하게
반대하겠습니다.”
지역 문화계 한 원로의 지적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민들의 기대는 역시 문화분야보다는 현실적으로 편하게 살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있는듯 싶다.
김기홍씨(양주군 산림조합장)는 “임 군수가 지역 토박인만큼 미래 지향적이며 규제 위주의 행정을 과감히 털어버리고 인력, 조직, 제도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방안을 세워 과감하게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양주=천호원·최종복기자 jb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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