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터

대한민국 대통령의 관저 ‘청와대(靑瓦臺)’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다. 북악산을 배경으로 한 청와대 터는 고려시대 남경(南京)의 이궁(離宮)이 있던 곳이다. 조선조에 들어와 1426년(세종 8)에 창건된 경복궁의 북문인 신무문(神武門)밖 후원에 해당하는 이 지대를 경무대(景武臺)라 했었다. 북악산 산록에 위치하여 서울 장안을 전망할 수 있는 경무대는 어영(御營)의 연무장이나 과거(科擧場)으로, 또는 친경(親耕) 장소로 사용됐다. 원래 이 울안에는 융무당(隆武堂)과 경농재(慶農齋) 등이 있었으나, 한일 합병 후 1927년 일제에 의해 헐리고 일본인이 조선총독 관저를 건립하였다. 이곳을 제7·8·9대 조선총독이 관저로, 광복이 되어서는 조선주둔군사령관 하지(Hodge.J.R)중장이 기거했다.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한국정부로 이관됐고,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경무대’로 명명, 이름을 되찾아 제1공화국의 대통령 관저명으로 사용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6·25 전쟁의 피란시절을 제외하고는 1960년 4월까지 초대·2대·3대·4대 대통령으로서의 12년을 이곳에서 보내고 4·19에 의한 하야와 함께 이화장(梨花莊)으로

옮겼다.

경무대라는 이름은 3·15 정·부통령 선거부정 등 독재와 비정(秕政)의 대명사처럼 인식돼 1960년 8월 13일 제2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보선이 입주하면서 청와대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 명칭은 대리석으로 된 본관 건물이 청기와로 이어져 있는 데서 연유한 것이다. 그뒤 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대통령이 청와대를 거쳐 갔으며 현재는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말을 앞두고 아들들 문제로 가슴을 태우며 살고 있다.

청와대 터야 분명히 명당일텐데 역사적으로는 파란만장의 현장인 것이 이상하다. 일본인 조선총독, 미국인 조선주둔군사령관이 관저로 삼은 것도 굴욕적인데 독립국가가 돼서도 청와대 터에서는 쾌거가 별로 일어나지 않았다.그래서일까, 이회창씨는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에서 집무하지 않겠다 했고, 어떤 스님은 저서에서 청와대를 이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터에 맞는 사람은 누구인지, 궁금하기는 하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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