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뮤턴트 에일리언

‘뮤턴트 에일리언’은 갖가지 엽기적인 요소로 제목만큼이나 ‘이상한’ 충격을 줬던 애니메이션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를 선보인 빌 플림턴 감독의 신작이다. 지난해 안시애니메이션영화제는 이 작품에 그랑프리를 안겼다.

우주정거장을 세우는 도중에 음모에 휘말려 우주로 방출된 우주비행사가 수십년뒤 지구로 귀환해 딸과 함께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 기둥 줄거리.

풍자·엽기·성적 코드가 전작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여기에 감독의 독특한 상상력은 일반인의 머리를 훌쩍 뛰어넘어 우주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우주 미아가 된 우주 비행사는 우연히 또 다른 우주선에 갇혀 우주를 떠도는 한무리의 동물들과 만난다.

그는 개·돼지 등 갖가지 동물에게 발정제를 먹인 다음 급기야 그들과 성관계를 갖고 ‘돌연변이 외계인들’(Mutant Aliens)을 낳게 한다. 그는 이들을 ‘살인 병기’로훈련시킨 뒤 20여 년이 지나 지구로 데려가 자신의 복수에 이용한다.

상영 시간 80분 내내 관객들의 짐작과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간다.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이야기가 전개된다.

클로즈업된 부분이 신체의 ‘은밀한 부위’인가 싶더니 카메라를 뒤로 살짝 빼면 마치 ‘거긴 줄 알았지?’ 놀리듯 다른 부위가 나온다. 장난기어린 유머가 가득하다.

한 꼬마 여자애가 아저씨의 손가락을 물어뜯어 삼키는 엽기적 대목에서 경악할 겨를도 없이 잘린 손가락은 장운동에 맞춰 내장을 지나간다. 그 다음은 손가락을 배설하기 위해 변기 위에서 끙끙대는 꼬마의 모습이 등장하는 식이다.

애인과 섹스하려는 순간 여자의 양어깨 위에 갑자기 매춘부와 수녀가 나타나 ‘순결 논쟁’을 벌인다. 이 와중에 남자의 성기는 경적을 울리는 기차에서부터 전기톱, 달리는 코뿔소떼 등 다양한 이미지로 바뀐다.

그런가하면 손가락·발가락·입술·코처럼 사람의 신체 기관을 닮은 외계생명체가 떼거리로 등장해 혼을 빼놓기도 한다. 한마디로 ‘엽기’ 그 자체다.

세상에 대한 감독의 삐딱한 시선도 드러난다. 성조기가 펄럭이고 제법 비장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낭독되는 대국민 연설문은 우주 탐사가 실패했으니 기부금을 많이 내달라는 당부로 끝을 맺는다.

감독은 “탐욕·결탁·관료적인 것들로 대표되는 모든 권력의 남용을 희화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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