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 관객이 하나된 성공적인 신년음악회 였다. 그러나 일부 높으신(?) 양반들로 인해 평등하고 조용한 관람문화는 실종된 음악회였다.
경기북부 도민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 및 도 2청사 신축이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4일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도립팝스오케스트라의 제29회 정기공연을 겸한 신년음악회에는 입추의 여지없이 많은 관객들로 대성황을 이뤘다.
서혜경, 김학남, 김동규 등 유명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한 공연이었던 만큼 문화소외지역인 경기북부 도민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번 공연을 위해 도문화예술회관은 물론 도 1·2청사 관련 공무원들이 전사적으로 투입됐고, 유례없이 경기문화재단이 2천만원 상당의 솔리스트 초청 비용을 지불하는등 성공적인 음악회를 위해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관주도의 행사였던 만큼 부작용도 컸다.
경기도와 의정부시는 고위 공무원 및 시·도의원, 기관·단체장 등 각계 인사 200여명에게 초대권을 배부, 전체 1천66석의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의 R석과 S석에 각각 배정했다.
이로인해 일반 관람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좌석을 선택, 구입해 관람할 수 있는 권리인 ‘좌석선택권’및 ‘관람평등권’를 빼앗긴 셈이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몇몇 높은 분들(?)의 등장으로 인한 의전행사로 하위직 공무원들의 고단한 줄서기 행렬이 이어졌고, 가뜩이나 부족한 의정부 예술의전당 행사 진행 및 안내요원들은 이들 VIP 와 초청인사들에게 신경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로인해 일반 평민(?) 관람객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대거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안내해 주거나 공연 질서를 유도하는 도우미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함께 재정자립도 및 공연의 질적 성숙을 모토로 그동안 공짜 초대권 발매를 금지했던 의정부 예술의전당의 매표 원칙도 이번 공연에서는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고영규기자/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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