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씨가 장년시절에 부하 직원들과 곧잘 씨름도 해 가며 어울려 놀기를 좋아 했다는 얘기는 잘 알려진 일이다. 주목할 점은 어울려 노는 모습과 어울려 일하는 모습은 전혀 딴 얼굴이었다는 사실이다. ‘놀땐 민망할 만큼 파탈하는 게 마치 아이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고 말하는 전직 현대가족들이 많다.
일할 때와 놀 때를 구별 못하는 상사는 정말 꼴불견이다. 가령 술 좌석에서도 상사의 위엄 갖추기에 골몰하는 것은 일에 자신이 없는 위인일수록 더 한다. 부하들에 대한 농담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부하가 들어 부담이 가는 농담은 빵점이다. 억지 웃음이 아닌 절로 웃음이 폭발하는 농담이 되기 위해서는 농담 자체가 순수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끈 처칠 영국수상은 부담 없는 농담을 잘 하기로 유명했다. 전쟁이 긴박한 순간에도 기발한 농담으로 부하들의 마음을 매끄럽게 이끌곤 했던 사람관리의 천재였다.
모든 분야에 기계가 첨단을 치닫고 있지만 그래도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같은 기계로 하는 같은 일도 사람들, 즉 팀워크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 나쁜 조건에서도 사람 관리를 잘 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반면에 사람 관리를 잘 못하면 좋은 조건에서도 실패를 가져오기 십상인 것이다. 사람관리는 또 족대긴다고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족대기면 시늉만 낼 뿐이다.
일하고 싶은 마음이 우러 나오도록 만드는게 유능한 사람관리이며, 이는 인간관계에서 싹트고 비공식 대화는 인간관계의 시작이다. 인간이 인간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술집 마담이 ‘성공하는 남자와 못하는 법을 구별하는 법’이란 색다른 책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이야기다. 도쿄의 유흥가 긴자거리에서 고급 클럽을 경영하는 한 마담이 오랫동안 남자 손님을 지켜본 경험을 바탕으로 65가지 감정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술자리에선 부하를 해방시켜라, 술 좌석에서까지 부하를 꾸짖는 상사는 최악이다’라면서 괜히 내가 화가 나서 술을 몰래 독하게 타 그런 사람은 일찍 취하게 만든다고 했다. 반대로 ‘이런 상사를 위해선 몸을 내 던져도 좋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관리자가 있다’고도 했다. 그런가 하면 마이크를 잡으면 똑같은 레퍼토리만 부르는 사람은 성공하기 힘든 케이스라고 했다. 사람을 관리하는 입장에 있는 이들은 자신은 어떤
케이스인지 한번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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