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는 게편(?)

지난 25일 새벽 2시께 양평군 시내 모 단란주점에서는 술값 5만원이 비싸다며 술집 여주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이를 말리는 손님들과의 싸움으로 번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결국, 관할 양평경찰서 양근파출소로 넘겨졌고 싸움을 말리려던 홍모씨(40)는 조사를 받느라 흥겹던 크리스마스를 망쳐야 했다.

일견 연말연시를 맞아 흔히 빚어질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시비와 싸움을 경찰관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눈쌀을 지푸리게 하고있다.

술값시비에서부터 이를 저지하는 손님들에게 마구 욕설을 퍼부은 심모 순경(28·서울 강남경찰서 역서파출소)는 처음부터 싸움질을 하기위해 술집에 온 사람 같이 심한욕설을 입에 달고 있었다.

당연 싸움을 말리던 손님들이 불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조사에 나선 경찰관이다.

‘동변상련이었을까, 아니면 가재는 게 편이었을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양근파출소 정모 경장(35)은 사건 초동수사 과정에서부터 ‘짜증나는 사건을 맡았다’는 듯이 이해관계자는 물론 이를 목격한 50대 중반의 손님들을 마치 피의자 다루듯 위 아래로 훌터보며 그야말로 멋있는 경찰관(?)의 모습을연출했다.

특히 홍씨의 조서를 꾸미던 정 경장의 태도는 위압적인 자세뿐 아니라 시비중 홍씨가 밀친탓에 심 순경의 동행인이 넘어졌다는 진술을 확보, 은근히 심 순경 일행이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같은 경찰이기에 서로 봐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싸움을 거는 경찰과 또 이를 해결하는 경찰이 이번에 보여준 태도는 대민서비스 제고를 캐프치레이로 내걸고 있는 현 경찰관상과는 너무도 먼 거리감을 느끼게 했다./양평=조한민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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