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의 뿌리

평양서 발행되는 통일신보가 올 11월 24일자에 조선시대의 인문지리서 ‘동국여지승람’에 기술된 ‘일본’의 국호가 만들어진 유래를 소개한 바 있다.“일본이라는 말은 고조선 때부터 우리 선조들이 국호로서가 아니라 일본땅 자체를 가리켜 지은 것이었다”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국호를 처음 만든 것은 ‘조선사람’이라는 주장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옛 선조들이 우리나라 국호를 동쪽에서 해가 솟는 땅이므로 ‘조선(朝鮮)’이라 지었으며 “동쪽에 있는 일본땅을 해가 돋는 곳의 밑이라는 의미에서 태양을 의미하는 ‘일(日)’자에 밑을 의미하는 ‘본(本)’자를 결합하여 일본이라고 불렀다”고 기술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일본 사람들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 구체적인 근거로 일본의 지명 유래와 정치 연혁 등을 다룬 ‘대일본지명사서’의 기록을 들었다. 이 책 ‘국호편’에 일본이라는 국호의 유래가 기술돼 있는데‘일본’이라는 말은 ‘조선 사람’들이 처음 만든 것이며 “일본사람들이 그 이름이 아름답고 어울린다고 하여 만고불변의 국호로 삼았다”고 돼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23일 68세 생일을 맞은 아키히토(明仁) 일본 국왕이 특별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의 인적·문화적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간무(桓武)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기록된 것과 관련해 한국과의 연(緣)을 느낀다”고 말해 한·일 양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간무’는 재위 기간 781∼806년의 제50대 일왕이다.

일왕의 뿌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학설이 있다. 대체로 ‘대륙계 기마민족설’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백제왕실계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는 학설은 그 중 한 갈래다. 최근에는 가야왕실이 일본 왕실의 바탕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 알려진 사실이어서 공개적 언급에 의미를 두고 있지만 일본 국내는 일왕의 발언을 엄청난 총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일본 왕실의 뿌리가 한반도계에 있고, 국호 ‘일본’을 고조선 때의 한국인들이 지어준 사실을 일본사람들은 잊어서는 안된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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