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난과 정이 메말라버린 삭막해진 사회속에서도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을 향한 나눔의 사랑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1일 광교산의 찬바람이 불어오는 수원시 장안구 하광교동 사회복지법인 경동원(원장 정의순).
부모를 모르거나 부모가 맡기고 떠나버린 7살이하 어린아이 94명이 생활하는 이곳은 연말연시의 쓸쓸함은 보이지 않은채 곳곳에서 함빡 웃음이 터져나왔다.
한국불교회 10여명의 회원들이 이날 오전 이곳을 찾아 어린이들의 친구이자 따뜻한 가족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
이들은 지정된 방에서 보모를 대신해 어린 원생들의 찢어진 장갑을 꿔매주는가 하면 정에 굶주려 메달리는 아이들을 일일이 보듬어 주었다.
또 빗자루, 걸레 등을 들고 94명 원생들의 보금자리인 방안 구석구석을 청소해주는 등 가족처럼 함께한 시간 자체가 어린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이 됐다.
자원봉사자 박노숙씨(46·여)는 “바쁜 일상생활속에서도 틈틈히 시간을 내 이곳을 수시로 방문하 있다”며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이 하루게 다르게 밝고 씩씩하게 자라나는 것을 보면 불쌍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나에게 행복을 주는 아이들이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동원에 방문해 아이들의 손과 발이돼 주변정리와 대청소는 물론 종이접기, 인형극을 펼치는 자원봉사자는 매주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과거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정성스레 준비한 위문품을 아이들에게 한아름씩 전달해주는 업체, 시민들도 끊이지 않아 연말연시가 외롭지만은 않다.
연말연시를 맞아 이달들어 벌써 20여곳에 가까운 업체및 각종 모임과 개인들이 직접 방문해 후원금이나 장난감, 세재, 과자류, 기저귀등 다량의 물품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50대 농부가 “올 농사가 풍년이 들어 같이 나눠먹기 위해 가져왔다”며 쌀 두가마를 트럭에 싣고오기도 했으며,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춘채 은행 온라인으로 적게는 5천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후원금을 보내주는 익명의 독지가들의 정성까지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다.
정원장(74)은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참사랑을 전하려는 뜻있는 독지가와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어린원생들을 튼튼하게 키워주는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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