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영방송 2TV에선 지난 22일 저녁 시사코미디 토크쇼를 통해 한국 학생이 간식을 먹기 위해 개를 가방에서 꺼내는 장면등 악의에 찬 방송이 있었다. 프랑스인들이 한국요리라고 해 먹은 고기를 개고기라고 하자 구토하는 모습도 방송해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이 방송사에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에서는 지난 19일 공중파 방송인 ‘워너 브러더스 WB11’에서 교포가 운영하는 식당이 개고기를 취급한 것처럼 왜곡 보도하여 교민들의 거샌 반발을 샀다. 이 방송은 식당을 하는 교포가 사냥 및 판매허가까지 받은 코요테를 사가면서 몰카로 함정취재한 테이프를 마치 개고기를 판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WB측은 일부 정정보도를 하긴 했으나 교포사회의 지탄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건 서울시장은 얼마전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FIFA(국제축구연맹)의 월드컵 기간중 개고기 판매금지 요청에 언급, “개고기와 관련해 특별한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적이 있다. 일부 외국 언론이 국내의 개고기 음식문화에 이러쿵 저러쿵 해가며 꽤나 입방아를
찧는 모양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를 때도 그랬던 것이 2002년 한·일월드컵이 임박하면서 또 한차례 개고기가 입방아 도마에 오른 것 같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이해하려 드는 외국 언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지난 15일자 신문 ‘한국인들은 월드컵 때문에 진미를 포기해야 하는가’란 제목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FIFA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프랑스인들에게 말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강요하지 않았다’면서 ‘고유의 음식문화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서구의 문화제국주의’라고 했다.
말은 개와 마찬가지로 인류와 친근하게 지낸지 무척 오래 되는 가축이다. 중요한 교통수단이었으며 현대사회의 스포츠에선 말을 애마로 꼽는다. 그러나 우리가 먹지 않는 말고기를 프랑스인 등 서구인들은 즐겨 먹는 것처럼 프랑스인 등이 먹지 않는 개고기를 우리가 먹는다 하여 다를 바가 없다. 고유의 식생활문화 차이인 것이다. 말고기를 먹는다고 말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고기를 먹는다고 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느 국민 못지않게 개를 사랑한다. 애완견을 식용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똥개’로 불리운 황구가 제격이다. 차제에 개를 합법적으로 도살하는 식품위생법의 개정이 있으면 좋겠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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