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자치 이후 경로당은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지만 난방비 지원액은 5년째 제자리 걸음이어서 노인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스럽다. 현재 정부가 국비(50%) 도비(25%)와 시·군비(25%)로 경로당 난방비를 1곳당 매월 25만원씩 지원토록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매월 50만∼60만원씩 소요돼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 지원금은 1998년 연탄 500장(장당 500원)을 기준으로 마련된 후 동결된 액수로 대부분의 경로당이 최근 보일러용 등유를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현실화해야 한다.
더구나 지원대상도 3∼4년 전에 신고된 경로당 기준이어서 도내 경로당 6천9개소 중 6%인 389곳은 아예 지원을 받지 못한다. 이는 경로당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원금액뿐 아니라 지원대상 숫자도 동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지자체가 지방비를 보조해주거나 경로당 노인들에게 도로변 청소, 노는 땅 경작, 폐자원 수집 등을 통해 자체 수익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고 있으나 부족분을 채우기에는 너무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부족한 난방비를 기업체나 지역인사 등의 지원으로 유지하고 있는 일부 경로당은 경기침체 등으로 성금이 크게 감소돼 올 겨울나기에는 상당한 고초를 겪을 게 분명하다. 노인들이 월 2천∼3천원씩의 회비를 자체적으로 걷거나 청년회·부녀회 등의 지원으로 난방비를 충당하는 곳도 상당수 있으나 곤란하기는 모두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와 같은 경로당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는 물론 당국의 예산증액이 우선책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에만 의존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늙으신 내 부모님을 자식들이 모셔야지, 국가가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좀 뭣하지 않은가.
정부차원의 완벽한 노인복지시책이 마련된다면야 더 할 나위 없지만 지역사회, 특히 경노당을 이용하는 노인 가족들의 깊은 관심도 필요하다.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인 가족들의 깊은 관심이 힘을 합쳐 경로당 노인들이 올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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