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아세안+3’ 정상외교

(반다르 세리 베가완=연합) 김대중 대통령은 4일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에 도착, 제5차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 정상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김 대통령은 여권 내분사태가 심각한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정상외교를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으나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가 13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비중있는 정상외교 무대인 만큼 국익증진을 위해 전력투구할 방침이다.

김 대통령은 4일 서울출국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우리의 국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면서 이번 정상외교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보다 긴밀한 동아시아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김대통령은 ▲아세안과 한·중·일간 협력증진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강화 ▲반(反) 테러협력 강화 ▲한반도 안정을 위한 역내국가들의 지지확보 등의 성과를 도출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목표로 하는 동아시아 비전그룹(EAVG) 보고서 채택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EAVG는 김 대통령이 지난 98년 제안, 13개 회원국의 학자 등 26명으로 구성된 민간차원의 기구이며, 이번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AFTA), 동아시아통화기금(EAMF), 동아시아투자지역(EAIA) 설치 등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이번 브루나이 정상회의에서 향후 ‘아세안+3 정상회의’를 동아시아 정상회의로 전환하고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는 한편, 민·관 합동으로 구성되는 동아시아포럼을 설치하는 문제를 본격 검토하도록 제안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내년 월드컵대회 및 부산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역내 국가간 테러관련 정보교류 활성화 등을 제의, 관련국들의 동의를 얻어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등 각국 정상들과의 개별회담에서 동아시아 국가간 무역·투자 자유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경제외교 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한·중·일 3국 정상간 회동에서 3국간 경제협력 방안, 테러·환경 등 초국가적 문제, ‘2002년 한·중·일 국민교류의 해’협력방안 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국가 정상들과의 회담에선 상호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은 우리나라의 4번째 교역시장이자, 2위의 건설시장, 3위의 투자시장이기 때문에 역내국가간 무역, 투자 활성화가 가시화될 경우 국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각국 정상들에게 최근 남북관계의 진전상황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지역 차원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조를 이끌어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김 대통령은 회원국간의 경제력 격차 및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공동노력의 필요성도 제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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