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도시에는 애완동물 미장원과 카페, 호텔 등 이른바 ‘펫(pet)산업’이 성업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의사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으로 불려졌는데 지금은 ‘애견센터’‘애견호텔’등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애완견’의 경우 집을 지키는 게 임무가 아니라 사람들과 같이 놀고 함께 자는 게 주생활이 되었다. 그래서 개를 비롯한 애완동물 팔자가 사람 팔자보다 훨씬 좋은 경우가 많다.
애완동물은 사람들의 고독감과 스트레스, 우울증 해소 등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심장병·치매·암발병률을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장수에 도움이 된다고도 한다. 인수(人獸)동거시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애완동물에게서 얻는 ‘효과’가 간접적이고 장기적이라면 ‘위험’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과 동물은 어디까지나 이종(異種)간이다. 한 집에서, 그것도 실내에서 공존하는 데는 몇 가지 위험이 따른다. 각종 알레르기 질환과 피부질환, 드물지만 감염질환도 생길 수 있다.
‘20세기의 천형(天刑)’이라는 에이즈가 원숭이에게서 왔듯, 애완동물이 어느 순간엔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가장 많은 문제가 되는 것은 동물의 털 등으로 인한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다. 전문의사들은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아토피성 피부염 등이 특히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경고한다.
애완동물로 인해 피부병이 생기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개나 고양이, 토끼의 털에 기생하는 곰팡이가 사람, 특히 어린이에게 옮아 염증과 함께 머리가 빠지거나 얼굴에 동그란 모양의 버짐이 생기는 피부사상균증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의들이 완곡히 말해도 듣지 않는 동물애호가들이 많다. 사람의 생명이나 동물의 생명이나 마찬가지라는 동물애호가 앞에서는 할 말이 없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쥐, 도마뱀, 심지어 길이가 수미터씩 되는 구렁이까지 사랑하여 한 지붕 밑에서 식구처럼 먹고 자고 한다면, 좀 뭣하다. 애완동물이 건강하고 무병(無病)해야 사람이 탈 없다고 하니 애완동물이 마치 사람보다 귀한 것 같다. 이러다간 사람이 동물의 ‘ 애완인’이 될 것
같은 공연한 기우가 생긴다.
/淸河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