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유명 병원에서 3일장을 치르려면 3천만원이 넘게 든다고 한다. 여기에 호화 분묘까지 만들려면 전체 장례식 비용은 1억원이 넘는다. 최고급 장의시설을 선전, 자랑하는 유명 병원들의 평균 공식가격표는 수의가 370만원, 관은 175만원이지만 비공식 최고급 수의는 1천만원 이상, 국산 향나무관 역시 1천만원 이상이다. 묘지 비용은 장례식 비용의 두 세배가 넘는다.
유명 공원묘지의 경우 5평형(단일용)은 670만원, 8평형(부부 합장용)은 1천200만원선이다. 선산을 이용해 호화분묘를 조성할 경우, 수십평의 묘지에 12지신상과 거북이 등 석제 조각에 화강암 비석까지 세우면 묘지 단장에만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든다.최근에는 사찰을 전부 빌려 3∼5일장을 치르는 일본풍(風)도 유행이다.
그러나 서민들은 부유층의 수의값도 안되는 돈으로 장례를 치른다. 80만원선에서 모든 절차를 해결해 주는 병원도 있다. 평균 장례비는 매장 200만원, 화장 100만원이다. 행려병자나 노숙자, 극빈층은 도립·시립병원 영안실에서 장례를 치른다.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은 50만원선이다. 이렇게 사람은 죽어서도 빈부의 차이가 극심하다.
장로교의 창시자인 장 칼뱅은 세상을 떠날 때 큰 영적 교훈을 남기고 갔다. 장 칼뱅은 죽을 때 “내 무덤에 묘비를 세우지 말고 내 무덤의 흔적이 없도록 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유지를 따라 지금도 스위스 제네바에 가면 장 칼뱅의 무덤에는 이름이 없다고 한다. 다만 그를 추모하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 아쉬운 나머지 무덤 위에 ‘J·C’라고 이름 약자만 새겨 놓아 장 칼뱅의 무덤임을 알 수 있게 하였다.
다비로 몸을 사르고 떠나는 스님의 생애 또한 영적 유산을 사람들 가슴 속에 남겨준다. 죽어서 영혼이 하늘로 가는지 땅속에 묻히는지 바람속에 묻히는지 알 수 없지만 호화분묘 속에 잠시 누우면 무얼 하는가. 저승 길 가는 길에 많은 돈을 뿌린 사람이나 그렇게 하지 못한 사람이나 육신은 결국 한줌의 흙이나 재로 사라진다. 그러나 세상을 이롭게 한 정신적 유산을 남긴 사람은 죽어서도 후세의 가슴속에서 부활, 영생한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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