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들은 고양이가 지혜로운 동물이라고 예찬한다. 반대로 욕심 많은 사람이 짐짓 청백한 체 하는 것이나 마음이 흉악한 사람이 짐짓 착한 체 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 ‘고양이-소(素)’를 비롯 ‘고양이 털낸다(아무리 모양을 내더라도 제 본색이야 감추지 못한다)’‘고양이 기름 종지 노리 듯’‘고양이 달걀 굴리 듯’‘고양이 보고 반찬가게 지키라는 격’등 부정적인 말도 꽤 많다.
고양이는 원래 삵쾡이를 길들인 것으로 교근(皎筋)과 송곳니가 특히 발달한 육식성이다. 눈동자가 낮에는 좁게, 밤에는 둥글고 크게 되어서 어두운 데에서 잘 보여 쥐같은 동물을 잡아 먹기에 편리하다. 이 육식성 고양이들이 요즘 도시 야산이나 택가·공원·아파트단지의 지하주차장 등에 자주 출몰해 사람들의 간담을 놀라게 하고 있다. 고양이가 사람의 집을 빠져 나갔거나 애완용으로 키우던 사람들이 아무데나 버려 들고양이로 변해 야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몸길이가 1m가 넘는 야생 고양이가 파란색 눈빛을 내며 어슬렁거리는 것을 실제로 보면 호랑이가 따로 없다. 야생 고양이들은 등산객들이 많은 산에서도 떼를 지어 다녀 생태계 교란은 물론 학교 실험실에까지 침입한다.
시골에서는 토끼·조류·개구리·뱀 등을 닥치는대로 잡아먹고 있으며 밤에는 인가로 내려와 닭, 병아리들을 마구 잡아 먹어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 야생 고양이들의 출몰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천적이 없어 도시 인근 야산이나 시골에서 포식자로 군림할뿐 아니라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어떤 질병을 몸에 지녔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 주택가와 유휴지 등에 배회하는 야생 고양이들을 붙잡아 안락사 또는 거세한 뒤 풀어준 일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포획과정이 비인간적이라는 동물애호가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애완용이었던 고양이들이 ‘작은 호랑이’로 변해 공포의 대상이 된다면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수백, 수천마리의 새들이 인간을 공격하는 외국영화도 있지만, 어쩌다 사람이 고양이를 두려워하는 세상이 되었는지 아닌게 아니라 ‘고양이가 알 낳을 일’이다. 동물애호가들의 대책을 알고 싶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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