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사랑해

소크라테스는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생활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명언이다. 선인(先人)들은 결혼에 대한 평가를 환상적으로 평가하려 하지 않았다. 예컨대 “결혼은 새장과 같은데도 밖에 있는 새들은 쓸데없이 그 안에 들어가려 하고, 안에 있는 새들은 밖으로 나가려고 애쓴다”는 말이 그러하다.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라고 혹평한 이도 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 신부가 주례에 따라 하객들 앞에서 하는 약속이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랑하겠습니다”라는 백년가약이다. 한평생을 함께 하자는 그야말로 아름다운 약속이다.

성경에서는 현숙한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의 가치는 진주보다 낫다고 하였다. 또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고 일러준다. 남편 역시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고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고 주문한다.

여성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기혼남성의 44.8%, 여성의 62.1%가 이혼을 생각해 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세대별로는 40대가 가장 높았다. 부부사이의 ‘성관계 의무’에 대해서는 ‘부부사이라도 강제적 성관계를 강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에 여성의 46%가, 남성은 2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거나 ‘부부는 싸움을 했어도 하룻밤 함께 자고 나면 화가 풀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는지 2000년 기준으로 하루 평균 915쌍이 결혼하고 329쌍이 이혼했다.

F·베이컨은 “아내란 청년 때는 연인이고 중년 때는 친구며, 노년에는 간호사다”라고 말했다. 남편 역시 노년엔 의사나 간병인일 것이다.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국은 예로부터 ‘마누라가 죽으면 서방은 뒷간에 가서 웃는다’라거나 ‘서방이 죽으면 마누라는 서방 산소의 떼가 마르기도 전에 개가한다’고 조소했다.

‘ 9·11 미국 항공기 테러사건’ 때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몇분 몇초 앞두고 ‘여보, 사랑해’‘ 사랑해, 여보 ’라는 유언을 핸드폰에 남겼다고 한다. 죽음직전에 생각난 절절한 부부애와 가족애가 눈물겹다. 많은 사람들을 뉘우치게 한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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