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우리나라 논.밭기능 경제적 가치

우리나라 논과 밭이 해마다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고 30조6천73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농촌진흥청이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에 제출한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연구분석’ 결과에 따르면 1년 동안 우리나라의 논과 밭이 수행하는 홍수조절, 지하수 저장, 대기정화, 수질정화, 토양유실 방지 등의 기능을 돈으로 환산하면 최고 30조6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 농업과학기술원 환경생태과가 지난해 논 재배면적인 114만9천㏊를 기준으로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논은 7∼8월 집중호우때 약 27억3천300t의 물을 저장하는데 이를 댐 건설 비용으로 환산하면 12조8천4억원에 달하며 밭 역시 74만㏊에 5억8천500t의 물을 저장해 2조7천409억원 상당의 홍수조절 기능을 갖고 있다.

논은 또 해마다 54억2천t의 지하수를 저장하는데 이를 일반적인 수도요금으로 환산할 경우 1조6천43억원에 달하며 밭 역시 6억2천600t을 저장해 1천865억원 어치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대기정화 기능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살펴보면 논에서 재배되는 벼는 매년 1천400만t의 이산화탄소(CO₂)를 제거하고 1천10만t의 산소(O₂)를 생산하는데 이를 화학적 이산화탄소 제거비용과 공업용 산소 제조비용으로 환산하면 각각 5천821억원, 1조9천688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밭에서 재배되는 작물도 각각 760만t과 550만t의 이산화탄소 제거 및 산소를 생산하고 있어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3천145억원, 1조765억원 어치의 이산화탄소 제거 및 산소생산 비용에 해당된다.

또 논의 경우 해마다 117만t, 밭은 59만t의 토양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어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각각 1조4천278억원, 7천175억원에 달하며 특히 논에 저장된 물은 자체적으로 수질정화가 이뤄지는데 이 역시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2조1천645억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공익적 기능을 평가해 볼 때 논과 밭은 해마다 최소 12조5천331억원에서 최고 30조6천739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농촌경제 증진 및 도시민에게 제공하는 휴양처 역할이나 전통문화 보존 역할, 녹지공간 유지기능, 도시인구집중 방지, 생태계 보존 기능 등은 도저히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한의 가치를 지닌다고 농진청은 밝혔다.

농진청은 지난해부터 ’농업의 다원적 기능평가 전문연구팀’을 운영해 논과 밭의 공익적 기능을 금액으로 환산하는등 향후 농업 주변 환경의 공익적 가치에 대해 산술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국내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산술적으로 계산한 근거를 바탕으로 세계무역기구 (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그린라운드)GR 등 농업협상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진청 농업과학기술원 환경생태과 엄기철 과장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는 것은 단순히 농업과 농경지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함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WTO 등과 농업협상을 벌일 때 급작스런 시장개방을 막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관식기자 k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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