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가다>케냐(KENYA)

‘요하네스버그’에서 케냐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4시간동안 땅만을 응시했다. 경작지라곤 볼 수 없고 작은 나무며 갈색의 초지만을 볼 수 있었다. 무척 메마르고 볼 것 없는 대지였다. 케냐는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며 54개 부족이 공존하는 인구 2천400만명, 국토 면적은 582㎢이다. 관광·커피·원예가 주산업이며 주로 외국인 원조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수도인 ‘나이로비에는 UN 단체가 많이 집중되어 있으며 위정자들의 부정이 심해 외국 원조가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곳에선 외국 원조를 많이 받기위해 통계숫자의 조작이 심하며, 영국 식민지 시절 중간관리층이었던 인도인들이 상권을 잡고 있다. 에티오피아·우간다·몸바사 등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이웃 나라들이 불안하기 때문에 케냐가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나이로비에서 나쿠루국립공원까지 봉고차와 흡사한 사파리차 3대에 나누어 타고 도로가 엉망인 곳을 한없이 달렸다. 나이로비에서 북동쪽으로 160km 떨어진 나쿠루 국립공원엔 땅거미가 질 때서야 도착하였다. 세계 최대인 200만 마리가 서식한다는 훌라밍고(홍학) 무리는 감탄사가 절로 나게 했다. 수평선인 호수가 온통 붉은 훌라밍고(홍학)로 뒤덮여 있는 모습이라니. 훌라밍고의 군무는 무희들이 춤을 추는듯한 환상에 빠지게 했다. 하얀 테리칸이 일렬로 비상하는 것은 더욱 장관이었다. 세계최대 코뿔소서식지인 이곳에서 얼룩말, 버팔로 등 다양한 동물을 보면서 아프리카에 있음을 실감했다.

이튿날 해뜰무렵 사파리를 떠났다. 나이로비에서 북동쪽으로 90km 먼지를 날리며 나이바샤를 향해 달렸다. 물을 뿜어대며 큰 입을 벌리는 하마떼들…바위인줄만 알았더니 하마떼 위에 가마우지 떼가 편안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이바샤에서 마사이마라 까지는 360km나 되는데 비포장 도로가 많아 괴로운 여행이었다.

케냐 남서부의 빅토리아호와 그레이트리트밸리 사이에 위치한 곳이 세계 최고의 동물서식지 마사이마라국립공원으로 탄자니아의 셀링케티와 인접해 있다. 이곳은 약 4만마리의 얼룩말과 1천300만마리의 누떼가 싱싱한 풀을 찾아 쎌링케티와 마사이마라를 이동한다. 강을 건너고 늪을 지나다 보면 악어에게 많이 죽기도 한단다. 마사이족은 호전적인 유목민이다. 살아있는 소 목에서 피를 뽑아 우유에 타서 먹는 식생활을 답습하고 있다. 집이래야 나무로 얼기설기 어리고 소똥을 지붕에서 벽까지 바르고 생활한다. 집단으로 동글게 집을 짓고 울타리를 대강 하고 소나 양을 가운데 마당에서 재워 맹수의 습격을 방지한다. 맨발로 소똥을 밟으며 돼지우리만도 못한 생활을 한다. 조물주가 인류를 창조하였다고 하나 아마도 공평의 잣대는 가늠할 줄 몰랐나 보다.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어찌하여 저들에게는 고난의 역사와 저토록 처절한 시련을 안겨주는 것일까? 무거운 마음을 달래며 간이비행장으로 향했다. 경비행기에 오르니 털털길을 달렸던 어제의 고행이 35분만에 나이로비에 도착한다. 상공에서 보는 나이로비는 지상천국이며 수영장까지 갖춘 저택이 즐비했다. 나이로비 남쪽으로 180km 떨어진 암보셀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를 조망하며 사막을 먼지를 하얗게 날리며 달렸다. 그 메마른 사막에서 물과 풀을 찾아 이동하는 동물들의 모습에서 애처로움을 느꼈다. 황량한 사막을 한시간 가량 달리니 호수가 나타나고 숲이 우거진 오아시스가 나타났다. 지옥과 천당이 교차되는 순간이다. 사막의 황량함과 오아시스의 풍요… 철망 하나 사이에 자연 그대로의 동물의 세계와 21세기 문명사회가 공존하는 것이다. 밤새도록 동물들의 울부짖음이 나그네의 밤잠을 설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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