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말라리아·상피병·일본뇌염·황열병 등 무서운 질병을 옮기는 모기는 파리목 긴뿔파리 아목(亞目)모기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모기과는 학질모기 아과(亞科)·보통모기아과·왕모기아과의 세 아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에는 9속 47종이 기록돼 있다. 4∼11월에 걸쳐 출현하는 모기는 암놈만이 동물의 피를 빨며, 흡혈을 하여야만 알을 만들 수 있는 종류와 흡혈을 하지
않아도 첫배의 알을 만들 수 있는 종류가 있다. 알·유충·번데기·성충의 네 단계를 거치는 완전변태를 하는데 도랑·늪·논·웅덩이·연못 등에서 알을 낳는다.
모기는 봄·여름·가을에만 살아 있는 것으로 알지만, 동굴·볏짚단·돌담·하수구·지하실·헛간 등에서 성체로 월동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하여 1년 내내 모기를 쫓아내려고 주술적인 행위인 ‘모깃불’을 피웠다. 전라남도에서는 정월 열나흗 날 저녁에 모깃불을 피우고 “모기야, 깔따구야, 다 물러가라 ”고 외친다고 한다. 깔따구는 하지 때부터
해안지방에 나타나는데 곳에 따라서는 눈앞을 가릴 정도로 무리를 지어 다니며 사람의 피를 뜯는다고 한다. 경상남도에서는 대보름 날 새벽에 일어나서 마당에 짚불을 놓는데 이것을 ‘목개불(모깃불)’이라 한다. 여름 내내 모기를 쫓기 위해서인데 아이들이 그 위를 세번 뛰어 넘으면 몸에도 좋다고 한다. 이러한 관습들은 도서지방에 특히 더 많다. 열나흗 날 저녁 보름밥을 해놓고는 방의 먼지를 쓸어 담아 갯가에 가서 날려보내며 “모기·깔따구·벼룩 등아, 경치좋은 데로 날아가라 ”고 외친다. 이를 ‘모기 날리기’라고 한다. 이렇게 옛날에도 모기로 인한 피해는 극심했다.
국립보건원이 지난 6일부로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모기에 물려 발병되는 일본뇌염은 두통, 발열, 구토, 설사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혼수, 마비 등으로 이어진다. 치사율이 5∼10%나 되는데 환자의 20∼30%에 언어장애와 판단 능력 및 사지운동 저하 등의 후유증이 남는다. 일본뇌염에 걸리기 쉬운 노약자와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도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상의 예방책이다. 설마 하다간 큰일 당한다. 모기는 아주 고약하고도 무섭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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