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목 개과에 속하는 동물인 늑대는 말승냥이라고 하며, 한자어로는 이리·승냥이와 함께 시랑(豺狼)으로 통칭된다.
우리나라의 늑대는 몸의 크기에 비하여 매우 강하다. 염소와 같은 동물을 물고 달아나도 사람이 잡을 수 없을 정도이다. 식욕도 왕성하여 송아지·산양 같은 것은 앉은자리에서 한 마리를 전부 먹을 수 있다. 이는 짐승의 뼈를 부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며 5,6일간 굶어도 살 수 있다. 늑대는 휴식하는 시간이 거의 없고 먹이를 구할 자신이 있을 때에는 어디든지 질주하는 습성이 있다.
낮에는 산림이 무성한 숲 또는 산림지대에 가까운 관목숲에서 가수면(假睡眠)상태로 휴식한다. 시각·청각·후각이 발달되어 있는데 특히 후각은 죽은 동물체의 냄새를 2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죽은 동물의 고기도 잘 먹지만 들쭉과 같은 과실도 즐겨 먹으며, 들꿩·멧닭과 같은 야생조류도 잘 잡아 먹는다. 겨울이 되어 먹이가 부족해지면 인가 근처까지 내려와서 양·돼지·개 등을 잡아 먹는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늑대를 흉포하고 잔인한 맹수이면서도 어리석은 면을 가지고 있는 짐승으로 인식하였다. 그래서 늑대가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이 혼자 넘지 못한다는 ‘ 늑대고개 ’가 있었던 반면에, 토끼·거북·늑대가 먹을 것을 놓고 높은 곳에 오르기와 나이 등을 견주었는데 거북에게 번번이 졌다는 민담이 전해 내려오기도 한다. 또 음흉하면서도 어리숙한 남성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는 여우가 약삭빠르고 꾀많은 여자에 비유되는 것과 대비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02학년도 고등학교 2종 교과서 중 한 사회과목 교과서 Ⅶ단원 ‘ 정치생활과 국가 ’1장 ‘ 현대정치의 과제 ’에서 정치를 늑대의 영역 다툼에 비유, 정치인들을 지나치게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비록 이전투구하는 정치인들의 행태가 영역다툼을 벌이는 늑대로 비유할만 하더라도 학생들에게 일찍부터 정치 혐오감을 심어줄 우려가 있어서라고 한다. 교과서에서 정치인을 늑대로 비유하다니, 기분이야 몹씨 나쁘겠지만 한국 정치인들로 하여금 크게 각성케 하는 대목임에는 분명하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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