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경완, 포수 첫 20-20 보인다

지난해 프로야구 홈런왕인 ‘안방 마님’ 박경완(현대)이 포수로는 국내 최초로 호타준족의 대명사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박경완은 지난해 홈런 40개로 1위를 차지했지만 도루는 7개에 그쳐 포수들의 전형적인 스타일인 ‘느림보’였지만 올해는 벌써 14개의 도루와 16홈런을 기록, ‘20-20클럽’진입은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프로 경력 10년을 통산 도루가 21개에 불과했던 박경완이 최근 2경기에서 도루 3개를 성공하는 등 올시즌 눈부신 주루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은 기현상(?)으로 비쳐질 정도다.

페넌트레이스가 이제 막 반환점을 돈 것을 감안하면 20-20클럽 가입은 무난할 전망으로 홈런 17개-도루 20개를 기록중인 마르티네스(삼성)와 더불어 올시즌 첫 영예를 다툴 정도로 빠른 페이스다.

통산 3번이나 30-30클럽에 이름을 올린 팀 동료 박재홍이 이제 12홈런-6도루 밖에 안돼 박경완에 한참 뒤처져 있다.

프로 통산 20년동안 16명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20-20클럽에 들어섰지만 이들중 수비 부담이 크고 발이 빠르지 않은 포수 출신은 전무할만큼 포수에게 있어서 도루는 금기시됐다.

하지만 박경완이 예전에 볼 수 없던 의욕적인 도루 쌓기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MVP 시상식에서 “다음 시즌 목표는 20-20 클럽”이라고 수상소감을 밝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프로다운 자세에서 비롯됐다.

그리 빠른 발은 아니지만 박경완은 베터랑 포수답게 상대 포수와 투수의 심리를 읽고, 뛰는 타이밍을 잡는 것도 수준급이며 홈런 타자라는 인식에 아무래도 상대 배터리가 방심하기 십상이다.

박경완이 20-20 클럽에 진입한다면 20년 한국 프로야구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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