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됐습니다. 매일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어 무심코 지나쳤습니다.” “태극기 깃봉에서 한 뼘 정도만 띄우면 되는 것 아닙니까.”
현충일인 6일 조기를 달지 않거나 조기를 잘못 게양한 광주시내 공무원들의 답변.
그나마 그래도 이들은 다행이다. 광주시내 상당수 주요 도로변에는 현충일을 맞아 순국선열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조기는 불구하고 태극기마저 게양하지 않은 곳들이 있기에 말이다.
더군다나 광주시 실촌면 곤지암리 소재 세계도자기 엑스포장은 가로 게시대들에 자신들의 행사를 알리는 홍보 현수막은 대량으로 게시하면서도 태극기는 단 한곳도 게양하지 않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관에서 추진하는 행사가 맞는지를 의심하게 만들고 있었다.
현충일에 대한 공무원들의 사고가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시각도 자명한 일. 광주시내 대다수의 단독 주택가는 물론 아파트 등 공동주택들도 조기를 게양한 곳이 거의 없었다.
또 일부 관공서는 선열들에 대한 추모를 위해 태극기를 깃봉에서 깃폭만큼 띄운 조기를 달아야 함에도 깃봉에서 조금만 띄우고 게양해 조기 게양방법 자체를 모르기도해 충격을 주기도.
“집에서 나오면서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은 집들이 너무 많아 애들 보기가 민망했는데 도로변에도 조기가 게양되지 않아 화가났었다.”며 “주민을 계도 해야할 공무원들의 선열에 대한 사고가 이러니 어린 자식들에게 나라를 위해 일 하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돌아서는 선열들을 추모하기 위해 자녀들과 현충탑을 찾았다는 박만국씨(38. 경안동)의 잔영이 가슴을 짓눌러 왔다.
/제2사회부/광주=김진홍기자 j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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