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동 코너 주차 정말 대단들 하십니다. 주차금지 가드라인을 밀치고 주차하는 차가 계속 있더군요. 낮은 화분을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요’ ‘베란다 양쪽 창문 청소하는 법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 마을 삼성 아파트 입주민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한 내용이다.
주부 최정숙씨는 “아파트 생활하면 흔히 ‘콘크리트 벽만큼 삭막하고 이웃간의 정도 없다 ’고 하는데 저희 아파트는 안그래요”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최씨는 요즘에도 ‘나는 이런 모습을 볼 때 내 이웃이 사랑스럽다’는 등 아파트 생활속의 작은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리느라 바쁘다.
이웃간의 신뢰와 따뜻한 사랑은 사이버 공간뿐 아니라 현실공간에서도 이뤄진다. 지난 4월초 주부들의 여가시간 활용을 위해 영어회화, 바둑, 한국무용 등 취미교실 10개반이 문을 열었다. 특히 40여가지의 운동기구를 갖춘 헬스장과 에어로빅실에는 전업주부들이 운동으로 집에서 받은 각종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시키는 청량제 역할도 톡톡히 하고있다.
특히 120평 규모에 164석을 갖춘 청소년 공부방은 인근 아파트에서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매일 오후 3시부터 문을 여는 이곳에는 학교숙제를 하는 초등학생을 비롯, 대학입시·취업을 준비하는 수험생, 소설·시 등을 읽으며 잠시 삶의 여유를 갖는 젊은주부들로 빈자리를 잡기가 힘들 정도다.
또 자치회의 활발한 활동도 이웃간의 정을 돈독케 하고있다.
부녀회는 아파트내 화단가구기, 쓰레기 분리수거는 물론, 알뜰바자회 개최로 얻은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고있다.
더욱이 자율방범대를 결성, 통학로 순찰을 통해 불량청소년 선도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 노인정 회원들은 고령에도 아랑곳 않고 매월 두차례씩 단지내 대청소를 거르지 않고 실시해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주민들의 단결된 힘은 곳곳에서 발휘됐다.
아파트 소식을 담은 20여쪽의 월간 ‘한울타리’를 간행하는가 하면 지난 99년에는 단지내 어린 자녀들과 청소년들의 환경을 위해 러브호텔과의 투쟁도 불사했다. 그 결과 러브호텔의 옥상구조물은 철거됐으며 아파트 방향의 간판과 네온사인 등도 모두 자취를 감췄다.
이같이 깨끗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입주민대표회를 비롯 자치회와 입주민, 관리를 맡은 현대종합관리(주)의 일심 단결 결실로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최우수아파트 단지’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입주자대표회의 김웅준회장(49)은 “단절된 아파트 문화를 불식시키고 사람사는 맛과 정이 더 한층 느껴지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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